신격호 회장의 40년째 '고향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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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기리 출신들에겐 설 · 추석말고 명절이 하나 더 있어.오늘 열린 이 마을잔치야.1년에 한 번씩 옛 친구들을 만나서 회포도 풀고,신격호 회장이 주는 용돈도 받고….신나지 뭐."
2일 오전 10시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 있는 잔디밭.손자 손을 잡고 행사장으로 들어서는 신동규씨(75)는 들떠있었다. 어릴적 친구들과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서다.
이날 행사는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매년 5월 첫 번째 일요일에 고향 사람들을 위해 베푸는 마을잔치.노래자랑 무대와 뷔페식사가 차려진 행사장은 '둔기회' 회원 830명과 1000명이 넘는 가족들로 가득찼다. 둔기리 출신인 신 회장은 1969년 대암댐 건설로 둔기리 일대가 수몰돼 고향 사람들이 흩어졌다는 소식을 접한 뒤 '둔기회'를 결성,1971년부터 잔치를 열기 시작했다. 올해는 40주년이 되는 해다. 신 회장은 이날 둔기회 회원들에게 교통비 10만원과 롯데제과 선물세트 등을 선물했다.
신 회장의 11촌 친척인 신동임 둔기회 회장(67)은 "둔기리는 신격호 회장과 같은 영산 신(辛)씨의 집성촌"이라며 "고향이자 친척들이 모여 사는 동네가 없어진 데 대해 신 회장이 매우 가슴 아파했다"고 말했다.
잔치가 열리는 동안 신 회장은 행사장 바로 옆에 있는 별장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이날 별장에는 신동빈 롯데 부회장,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신영자 롯데쇼핑 사장 등 신 회장의 자녀와 친동생인 신선호 일본산사스식품 회장 등이 모였다. 신 회장은 이들과 함께 이날 오전 별장 인근에 있는 부모님 산소를 찾은 뒤 오후에는 별장으로 찾아 온 강길부 한나라당 의원 등을 만나 울산 지역 발전을 위해 의견을 나눴다.
울산=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