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의 정부조달박람회에 참가한 우리 기업으로부터 낭보가 전해졌다.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연방정부조달박람회(FOSE)에 처음으로 참가한 국내 I사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박람회 참가를 계기로 이 업체에서 생산하는 절전용 멀티탭을 올해부터 매년 200만달러씩 20년간 미국 정부에 납품하게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2007년 정부조달시장 개척에 뛰어든 지 3년 만에 이룩한 쾌거다.

외국 정부나 공공기관이 구매하는 전체 해외 공공조달시장의 규모는 전 세계 GDP의 15% 규모인 9조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해외 공공조달시장에서 우리 성적은 초라하다. 연간 417억달러 정도의 외국산을 구매하는 미국 연방정부 조달시장에서 우리는 2007년 기준으로 14억달러 정도를 납품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처럼 해외 공공조달시장은 아직 우리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않은 잠재력이 매우 큰 상태다.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실천적인 진출방향을 3가지 관점에서 제시해 본다.

우선 최소 3년 이상 끈질긴 시장 개척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조달은 한번 성공할 경우 장기적인 공급이 담보될 뿐 아니라 중앙정부 외에 지방정부와 제3국에도 진출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둘째 중장기적으로 직접 벤더로 등록해 공급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외국 공공조달시장에 직접 참가하기 위해서는 벤더 등록에만 최소 6개월이 소요된다.

셋째 해외공공조달을 위한 정부의 마케팅 지원노력 또한 더욱 강화돼야 한다. KOTRA가 미국 정부조달시장 선도기업 컨설팅사업과 북미 벤더 초청 상담회를 개최하는 등 이 분야에서 최근 사업을 강화하고는 있으나 아직 지원사업이 극히 제한적이다. 미국 GSA EXPO 등 주요 조달전문박람회 참가를 확대하는 외에,국내에서 개최되고 있는 '나라장터 엑스포'도 보다 규모를 확대하고 국제화하는 것을 검토해 볼 만하다.

이 같은 시각과 접근 방향을 토대로 우리가 해외공공조달시장에서 그 역량과 진출 경험을 차근 차근 확산시켜 나갈 경우 앞에서 언급한 I사와 같은 성공사례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결과적으로 우리 수출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박기식 <KOTRA 전략사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