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애플보다 두려운 '시장심판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화학 등 한국의 주력 기업들이 1분기에 작성한 '깜짝 실적'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주도자로 떠오른 한국 대표기업들의 질주가 2분기 이후에는 세계적인 소비 증가세와 맞물려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나온다.
LED-TV,LCD,반도체 등 주요 전자 제품을 없어서 못 파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대해 전문가들조차 어리둥절해할 정도다. 새 차를 살 때 보조금을 주는 세제 지원이 지난해 말 거의 끝났는데도 자동차 판매 증가세는 멈출 줄 모르고 있다. 기업인들은 스스로도 놀랄 만한 실적 앞에서 그 요인과 향후 전망을 분석하기에 바쁘다.
"금융 위기 때 거품이 꺼지면서 큰 피해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미래가 불확실한 주택 같은 부동산 구입을 포기하고,당장 삶의 질을 높여줄 자동차와 TV 스마트폰 등을 사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견해가 그 중 하나다. "새로운 소비자 집단이 시장 패러다임과 경쟁질서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일단 한국 기업들이 승기를 잡고 있다는 게 일반적 판세 진단이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축배를 들기엔 왠지 어색하고,또 불안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기업들의 '승자독식'을 말할라치면 손사래부터 친다. 아이폰 열풍을 탄 애플은 이번엔 태블릿 PC를 앞세워 삼성 LG전자 등 우리 기업들에 또 한 차례 충격과 혼선을 예고해놓고 있다. 금융위기 때 진 빚을 모두 갚은 미국 GM의 화려한 부활,포드의 만만치 않은 반격은 벌써 시작됐다.
일본 소니가 한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3D(3차원)TV시장 진입에 뜸을 들이는 것도 예사롭지 않은 것으로 보는 전자업계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애써 판을 만들어 놓으면 풍부한 콘텐츠를 앞세워 뒤집기에 나서려는 의도이거나,사람에게 예상치 못한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는 제품인 만큼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대만 HTC와 에이서 아수스,중국 화웨이 등 스마트폰 PC 부문 등에서도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생각지 못했던 강한 경쟁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게 글로벌 산업 생태계의 현주소다.
적잖은 CEO(최고경영자)들이 애용하는 트위터에 들어가보면 지금 한국 기업들이 처한 새로운 경쟁환경과 고민을 진단하고 대응책을 처방하는 글들이 종종 눈에 띈다. 아이폰에 맞서겠다며 수십종의 스마트폰을 한꺼번에 내놓겠다는 경쟁사들의 생각은 트위터 세계에선 무모한 모험으로 판정받은 지 오래다. 애플이 만드는 콘텐츠와 문화,발상의 전환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서 하드웨어와 마케팅력에만 의지하려 한다는 평가도 곁들여진다. 한때 세관에서 태블릿PC 아이패드가 형식승인을 받지 않았다며 압수했던 일은 조롱거리로 통한다.
반대로 트위터들은 이름만 대면 금방 알 만한 한 대기업 CEO가 올린 애플 신제품 발표소식에 수많은 댓글과 기대의 글들을 붙이며 '애플 전도사'를 자임하고 나섰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격찬하는 셀 수도 없는 많은 단문들이 트위터들 사이를 쉴새없이 오간다. 개방과 혁신을 추구하는 소비자층을 강력한 우군이자,시장 심판자로 진화시켜 내고 있는 애플이 정말 두려운 이유이며 한국 기업이 풀어야 할 더 큰 도전 과제다.
유근석 산업부장 ygs@hankyung.com
LED-TV,LCD,반도체 등 주요 전자 제품을 없어서 못 파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대해 전문가들조차 어리둥절해할 정도다. 새 차를 살 때 보조금을 주는 세제 지원이 지난해 말 거의 끝났는데도 자동차 판매 증가세는 멈출 줄 모르고 있다. 기업인들은 스스로도 놀랄 만한 실적 앞에서 그 요인과 향후 전망을 분석하기에 바쁘다.
"금융 위기 때 거품이 꺼지면서 큰 피해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미래가 불확실한 주택 같은 부동산 구입을 포기하고,당장 삶의 질을 높여줄 자동차와 TV 스마트폰 등을 사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견해가 그 중 하나다. "새로운 소비자 집단이 시장 패러다임과 경쟁질서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일단 한국 기업들이 승기를 잡고 있다는 게 일반적 판세 진단이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축배를 들기엔 왠지 어색하고,또 불안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기업들의 '승자독식'을 말할라치면 손사래부터 친다. 아이폰 열풍을 탄 애플은 이번엔 태블릿 PC를 앞세워 삼성 LG전자 등 우리 기업들에 또 한 차례 충격과 혼선을 예고해놓고 있다. 금융위기 때 진 빚을 모두 갚은 미국 GM의 화려한 부활,포드의 만만치 않은 반격은 벌써 시작됐다.
일본 소니가 한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3D(3차원)TV시장 진입에 뜸을 들이는 것도 예사롭지 않은 것으로 보는 전자업계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애써 판을 만들어 놓으면 풍부한 콘텐츠를 앞세워 뒤집기에 나서려는 의도이거나,사람에게 예상치 못한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는 제품인 만큼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대만 HTC와 에이서 아수스,중국 화웨이 등 스마트폰 PC 부문 등에서도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생각지 못했던 강한 경쟁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게 글로벌 산업 생태계의 현주소다.
적잖은 CEO(최고경영자)들이 애용하는 트위터에 들어가보면 지금 한국 기업들이 처한 새로운 경쟁환경과 고민을 진단하고 대응책을 처방하는 글들이 종종 눈에 띈다. 아이폰에 맞서겠다며 수십종의 스마트폰을 한꺼번에 내놓겠다는 경쟁사들의 생각은 트위터 세계에선 무모한 모험으로 판정받은 지 오래다. 애플이 만드는 콘텐츠와 문화,발상의 전환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서 하드웨어와 마케팅력에만 의지하려 한다는 평가도 곁들여진다. 한때 세관에서 태블릿PC 아이패드가 형식승인을 받지 않았다며 압수했던 일은 조롱거리로 통한다.
반대로 트위터들은 이름만 대면 금방 알 만한 한 대기업 CEO가 올린 애플 신제품 발표소식에 수많은 댓글과 기대의 글들을 붙이며 '애플 전도사'를 자임하고 나섰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격찬하는 셀 수도 없는 많은 단문들이 트위터들 사이를 쉴새없이 오간다. 개방과 혁신을 추구하는 소비자층을 강력한 우군이자,시장 심판자로 진화시켜 내고 있는 애플이 정말 두려운 이유이며 한국 기업이 풀어야 할 더 큰 도전 과제다.
유근석 산업부장 y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