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한 주식의 주가가 오르면 차익을 실현하고 싶은 욕심은 대주주나 일반 투자자나 별반 차이가 없는 모양이다. 자사의 주가가 크게 오르자 보유지분을 일부 처분하는 상장사 대주주와 임원들이 잇따르고 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심텍의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고 있는 오춘환 부사장은 최근 장내에서 1만9000주의 보유주식을 처분, 1억9800만원을 현금화했다.

이에 따라 오 부사장의 보유주식은 8만주(지분율 0.29%)로 감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개인적인 자금 활용 목적으로 주식 일부를 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심텍의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40% 가량 올랐다. 전방산업인 반도체 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어 실적이 크게 좋아지고 있는데다 '1조원 거부'로 알려진 이민주 회장의 에이티넘파트너스가 심텍의 자사주 220만주를 인수한 게 호재로 작용했다.

더구나 자사주 매각으로 조달된 자금은 환헤지 상품인 키코(KIKO)계약의 조기 청산에 쓰일 예정이다. 심텍은 대규모 키코 손실로 인해 지난해 상장폐지 위기까지 갔었다.

LCD 장비업체 아바코의 임원들도 보유지분 매각에 잇따라 나섰다. 이 회사의 연구ㆍ영업 총괄을 맡고 있는 안병철 상무는 최근 주당 7380~7500원에 보유주식 1만7000주를 팔았다.

또 개발 총괄을 하는 도진영 상무도 스톡옵션을 행사해 3만주를 확보한 뒤 2000주를 주당 8390원에 장내에서 매각했다. 도 상무의 스톡옵션 행사가는 2604원이다.

아바코의 주가는 기관의 '사자' 덕에 지난 20일부터 전일까지 8거래일 간 30.4% 상승했다.

서울 강남의 팔래스호텔을 운영중인 서주관광개발의 신석우 사장도 이달에만 3378주의 자사 주식을 정리했다. 이에 따라 신 사장의 보유주식은 38만2312주(지분율 76.48%)로 감소했다.

지난 2월초 액면가 1만원짜리 1주를 1000원짜리 10주로 분할키로 결정한 서주관광개발은 '액면분할 테마'로 3월 한 달 간 주가가 54%나 상승하는 등 최근 큰 폭의 주가상승률을 보였다.

서주관광개발 주식은 주식분할로 인한 신주권 변경상장을 이유로 지난 22일부터 매매 정지된 상태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