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2분기에 더욱 호전된 실적을 달성, 주가 상승세를 이 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사상최대'…"반도체가 효자"

삼성전자는 30일 연결기준으로 1분기 매출 34조6400억원, 영업이익 4조4100억원, 순이익 3조99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일 '1분기 잠정 실적발표'에서 공개한 매출 34조원, 영업이익 4조3000억원을 다소 상회하는 수치로, 영업이익은 분기 사상 최대 수치이다. 이전 최대치는 지난해 3분기 기록한 4조2300억원.

삼성전자는 이같은 실적 호조에 대해 2009년 1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던 반도체와 LCD 등 부품사업에서 원가경쟁력 제고,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휴대폰과 TV 등 주력 세트제품에서는 신흥시장 공략, 프리미엄시장 창출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반도체는 지난 3분기 1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한 이후, D램·낸드 같은 주력제품의 시황호조와 원가경쟁력 격차 확대로 2조에 가까운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휴대폰은 시장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 제품 경쟁력 강화, 신흥시장 확대 등을 통해 6430만대를 판매하면서도 두 자리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성과를 이뤘다.

◇ 2분기, 더 좋다…"5조원대 가능할 것"

김영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부품 부분의 업황이 워낙 좋아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5조원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반기 실적은 현재 강세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반도체와 LCD 가격과 스마트폰의 경쟁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도 "이제 중요한 것은 2분기인데 1분기보다 좋게 나올 것이라고 본다"며 " 반도체 산업의 수급 상황을 봤을 때, 2분기에도 반도체 가격은 강세흐름을 유지하고, 평균 판매가격은 1분기보다 조금 좋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CD도 공급은 부족하고 수요는 많기 때문에 패널가격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이선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잠정발표보다는 많이 나왔는데, 특히 휴대폰 부분의 영업이익률이 12%를 기록해 시장의 우려보다 잘 나왔다"며 "2분기에도 주요제품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아 1분기보다 나은 실적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2분기 실적이 1분기 보다 호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은 2분기 전망에 대해 "메모리 시황 호조 지속, 견조한 LCD 수요 및 휴대폰·TV 등 주력 세트 제품의 판매량 증대에 힘입어 1분기보다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 "삼성전자 주가, 부담없다"…실적 따라 우상향

이같은 실적 호전 소식에 오전 10시 30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만6000원(1.94%) 오른 84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승우 팀장은 "삼성전자의 현주가 수준은 실적을 감안할 때 싸다"며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6조8000억원이라고 봤을 때 부담이 없는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김영준 연구원도 "주가는 다음달부터 시장보다 높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6일 잠정발표로 재료가 노출돼 강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강한 실적 모멘텀(상승동력)이 확인된 만큼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이선태 연구원은 큰 폭으로 상승하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주가는 1분기 실적이 워낙 잘 나왔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사업구조 변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재평가가 나오기 전에는 큰 상승폭을 보이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며 "이익증가 속도는 유지하겠으나 시장을 놀래킬만한 재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대규모 투자에 대해 우려하지 않았다. 이 연구원은 "대규모 투자 부분은 전체적으로 수요가 있으니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적에 있어 우려할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며 "다른 업체들이 투자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과잉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도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분에 19조를 투자한다고 밝혔는데, 업황을 감안하면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 한민수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