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의 'S80 D5'를 탄 첫 느낌은 정막감이었다. 외부의 모든 소리를 차단한 심연을 연상케 했다. 사전 정보 없이 탔더라면 디젤 엔진을 장착했다는 것 자체를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저속에서의 순간 가속력과 시속 200㎞에 도달할 때까지의 무난함도 흠잡을 데가 없다. 5590만원이란 가격까지 감안하면 수입 디젤 자동차 시장에서 볼보가 왜 강세를 유지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부분 변경을 거친 S80 D5는 힘과 연비를 모두 잡았다. 볼보코리아에 따르면 205마력의 디젤 엔진은 이전보다 힘은 월등히 좋아지면서 연비는 개선된 게 특징이다. 출력은 기존 모델보다 20마력 올라갔고,42.8㎏ · m의 최대 토크는 1500rpm에서 3250rpm 사이의 넓은 구간에서 발휘한다. 각기 사이즈가 다른 두 개의 터빈을 적용해 저회전의 토크와 고회전의 출력을 동시에 잡았다. 저회전에서는 소형 터빈이 빠르게 작동해 터보 엔진 특유의 지체 현상을 없앴다는 것이 볼보의 설명이다. ℓ당 13.3㎞의 연비를 구현한 것은 이 같은 엔진 기술력 덕분이다.

볼보만의 안전장치들도 추가했다. 시속 65㎞ 이상의 속도로 주행할 때 졸음 운전이나 주위 산만 등으로 차로를 이탈할 경우 경고 신호가 나오는 차로이탈 경고 시스템을 비롯해 운전자의 평소 주행 스타일과 다른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감지하는 운전자 경보 시스템(Driver Alert Control)도 추가했다. 이 밖에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차량 내 침입자를 알려주는 개인 통신 단말기,경추 보호 시스템 등도 볼보의 차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안전장치들이다.

외관은 이전 모델과 큰 차이는 없지만 디테일을 고쳐 새로운 분위기를 불어넣었다. 달라진 것은 XC60에 선보인 볼보의 새 패밀리 룩을 전면에 적용한 것이다. 한층 확대한 아이언 마크가 더욱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