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 통신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마케팅비용이 크게 줄어 2분기부터 큰 폭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늦어도 다음주까지 '마케팅비용 상한제'에 관한 세부 내용을 발표한 뒤 내달부터 이를 시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1개월 간 통신업종 코스피대비 2.8%↓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 통신업종지수는 코스피지수 대비 2.8% 포인트 언더퍼폼(시장 수익률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주는 그간 투자자들의 관심이 정보기술(IT), 자동차, 금융 등 실적호전주에 몰리며 상대적으로 '상승랠리'에서 소외돼 왔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펀드 환매에 동참하면서 통신주를 계속 팔아치운 것도 통신주 상승에 걸림돌이 돼 왔다"라고 지적했다.

지수대비 주가가 오르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KT가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과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무선인터넷 매출 증가 등 긍정적인 이슈를 만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예상보다 낮다"며 "그간 통신업체들이 마케팅 비용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단 한번도 이를 지킨 적이 없기 때문에 시장의 신뢰를 잃은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마케팅 비용 상한제가 본격 도입돼 통신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되야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정 애널리스트는 내다봤다.

◆2Q '턴어라운드' 전망…마케팅 비용 상한제 'Good'

전문가들은 이제 통신주에 대한 신뢰를 가져도 좋을 때라고 입을 모은다. 마케팅 비용을 매출액의 22% 한도로 규제하는 가이드라인이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사실 마케팅 비용 상한제에 관한 세부내용은 지난달 5일 방통위와 통신 3사가 마케팅비 한도 설정 합의를 마쳤을 때 나왔어야 했다"며 "발표 시기가 늦춰지면서 시장에서는 실망감이 표출돼 주가가 조정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마케팅 비용 상한제에 관해 내부적인 조율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세부내용 발표가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달에도 통신 3사의 마케팅 비용이 지난해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마케팅 규제 효과가 세부내용 확정 전에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케팅 비용 상한제의 세부내용이 발표된 이후에는 마케팅 비용이 대폭 축소될 것이란 게 김 애널리스트의 판단이다. 통신 3사 모두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 수준의 호실적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얘기다.

박종수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에는 방통위가 마케팅 비용을 규제하겠다는 의지가 강한만큼 통신 업체들도 이에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통신 3사가 마케팅 비용 상한제의 가이드라인을 어기고 스마트폰과 관련한 마케팅 비용을 늘릴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 통신주는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낮고 마케팅 상한제에 대한 이슈는 주가에 반영돼 있지도 않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도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