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21세기 초 전체 시장의 30%대에 불과했던 여성 소비시장은 최근 50%에 육박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남에 따라 구매력이 높아지고 가정에서도 구매 결정의 주도권이 여성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돈줄을 쥐고 있는 여성의 입맛에 맞춘 여성 전용 피트니스 클럽 커브스(Curves)는 급속한 성장을 해왔다. 현재 70개국 1만여개 클럽에서 43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커브스의 창업자 게리 헤빈의 어머니는 그가 13세 때 비만으로 목숨을 잃었다. 어머니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헤빈은 여성을 비만으로부터 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피트니스 사업이다.

수영장,스파,에어로빅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여성 전용 피트니스센터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름만 여성 전용이었지 실제로는 이전의 다른 피트니스센터처럼 남녀 공용이었다. 실패였다.

첫 사업을 망친 헤빈은 여성에 대해 깊이 연구했다. 그 결과 여성들이 피트니스센터를 찾는 가장 큰 목적은 살을 빼기 위해서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운동이 너무 힘들어 곧 그만둔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남성들과 한 공간에서 운동하는 것과 비싼 가격도 부담이었다.

헤빈은 '여성들이 진짜 원하는 것'을 해결해줄 새로운 개념의 여성 전용 피트니스센터 커브스를 열었다. S라인 몸매를 뜻하는 커브스는 기존의 피트니스센터와는 달랐다.

우선 여성만을 위한 전용 운동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30분 동안 운동기구를 한 번씩 사용하고 나면 운동이 끝난다. 유산소와 근력운동이 섞인 프로그램은 다이어트에 최적으로 설계했다. 또 운동을 독려하기 위해 동작을 할 때마다 지도해주는 여성 트레이너도 배치했다. 운동 친구였다.

회원 가입비도 저렴하게 책정했다. 커브스는 여성 전용 프로그램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운동기구가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소규모 도시에서 130㎡(40평형) 이하의 작은 공간을 활용해 프랜차이즈점을 열기 시작했다. 유지비가 적게 들어 회원 가입비도 낮출 수 있었다. 프랜차이즈 점주로 여성을 기용하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입소문을 이용한 적극적인 마케팅도 펼쳤다.

'맥도날드가 있는 곳에는 커브스도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커브스는 인기를 끌고 있다. 커브스는 가맹점 확산 속도 부문에서 기네스 기록을 갖고 있다.

그들은 여성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았고 그것을 채워줬다. 여심을 읽으면 이전에 없던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것을 성공으로 보여준 셈이다.

조미나 상무/사유라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