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점을 경신했지만 세계 증시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밸류에이션(가치평가)상 저평가 상태여서 추가 상승의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증권은 지난 23일 현재 MSCI 한국 지수 기준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6배로 올해 들어 지난 1월 29일 9.7배로 떨어진 이래 줄곧 한자릿수 대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선진 시장 평균 PER는 13.9배, 신흥 시장은 11.9배다. 한국 증시는 선진 시장에 비해 30.6% 낮을 뿐 아니라 신흥 시장보다도 19.2% 낮은 수준이다. PER는 주당순이익(EPS)을 주가로 나눈 값으로 국내 증시의 PER가 다른 국가에 비해 낮다는 것은 국내 기업의 실적이 좋은 데 반해 주가에 그만큼 오르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증시의 PER는 코스피지수가 강한 상승 랠리를 펼쳤던 지난해 4월 13배까지 오르며 선진 시장이나 신흥 시장 증시를 웃돌기도 했지만 이후 국내 기업의 EPS 상승률이 주가 상승률을 크게 앞지르며 PER가 한자릿수대로 떨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최근 연중 최고치 경신으로 심리적 부담이 가중되고 실적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지만 선진.신흥 시장과 밸류에이션 갭(격차) 축소에 따른 추가 상승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고, 오는 6월 MSCI 선진지수 편입이 예상돼 국내 증시에 대한 '눈높이'가 달라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주당순이익이 크게 개선됐음에도 주가가 이를 반영하지 못한 것은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됐기 때문"이라며 "MSCI 선진지수 편입을 계기로 국내 증시가 한단계 레벨업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