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남자프로골프대회의 원아시아투어 편입과 선수들의 반발로 야기된 '대회 보이콧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상렬 원아시아투어 회장과 김동욱 대한골프협회(KGA) 부회장은 26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월 초로 예정된 GS칼텍스매경오픈은 예정대로 치러지고 한국 선수들의 출전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72명이 될 것"이라며 "선수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한국 선수들의 출전 폭이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은 멀리 보고 대회에 나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원아시아투어는 한국 · 중국 · 호주골프협회를 주축으로 지난해 출범한 프로골프투어다. 기존 아시안PGA투어와는 별개이며,상금 규모가 큰 것이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이사로 참여하고 있으나 아마추어 경기단체인 KGA가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원아시아투어는 올해 11개 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에서는 GS칼텍스매경오픈,SK텔레콤오픈,한국오픈이 투어로 편입됐다.

원아시아투어에는 한국선수 외에 호주와 중국선수들도 참가하므로 한국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대폭 줄어드는 것으로 처음엔 알려졌다.

그러자 KPGA 소속 프로골퍼들의 모임인 선수회(회장 박도규)는 "기존 국내 대회를 원아시아투어로 편입해 치르는 것은 한국선수들의 출전 기회만 박탈하는 것"이라며 "원아시아투어 편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세 대회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했다. 선수회는 27일 오후 총회를 열어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회 측의 강경한 입장에 대해 김 부회장은 "국내에서 열리는 원아시아투어 대회는 한국선수들의 출전 몫이 줄어들지 않도록 투어 회원국들의 동의를 얻어내겠다. 선수들은 당장의 이익만 생각하지 말고 원아시아투어를 통해 중국,나아가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대회에 나오지 않을 경우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중국이나 호주에서 열리는 큰 대회에도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열린 원아시아투어 두 대회에서 한국선수들은 우승(볼보차이나오픈-양용은)과 2위(럭스힐스청두오픈-김형태)를 차지했다.

김 부회장은 또 "선수들 입장이 강경하지만 개별적으로 전화를 해서라도 출전하도록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그래도 한국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을 경우 시드가 없는 선수들에게 문호를 개방해 대회를 반드시 치르겠다고 밝혔다.

KGA의 입장 표명에 대해 선수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현재로서는 선수회의 입장이 강경해 쉽사리 해결책을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