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라는 제목의 영화가 생각난다. 우리는 지난해 미국이 어떤 일을 했는지 기억하고 있다. 버냉키는 TV에 나와 고민스러운 표정을 짓지만 여전히 저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블 딥으로 갈 경우 미국 금융회사들의 부실이 터져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치부를 보여주기 싫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짐 로저스는 골드만삭스 사태로 인해 증시가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처럼 노련한 사람이 이런 말을 할 정도면 그동안 인위적으로 만들어 왔던 증시의 기반이 취약한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산가격 버블 만들기가 중단되지는 않을 것 같다.

여기서 우리는 몇 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먼저 돈잔치를 치를 것이다. 중국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임금을 가파르게 인상하고 있고,그 결과 중국의 물가상승이 세계로 수출될 것이다. 위안화 절상시 중국의 인건비 상승 압력은 더 커진다. 결국 인건비 유발 인플레이션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설령 인플레가 다가오더라도 미국 정부는 저금리를 유지할지 모른다. 그만큼 디플레가 두렵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플레를 각오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금융업종과 상품 관련주는 유동성의 혜택을 가장 크게 받을 것이다. 금융회사들은 낮은 기준금리에 힘입어 계속 싼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반면 높은 투자 수익의 기회가 생길 것이다. 한편 넘쳐나는 유동성은 원자재나 상품에서 폭발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이 절상될 통화로 가장 사고 싶은 것은 원자재일 것이다. 그렇다면 원자재를 운송하는 해운업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반면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희생양이 될 것이다. 인플레의 그림자가 더욱 커지고,기축통화의 위상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실물자산의 수요가 확대될 것인 바,그 반대 편에 있는 현금성 자산을 움직여 놓을 만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

김학주 < 우리자산운용 주식운용2본부장>

한경닷컴(www.hankyung.com) 증권리더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