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에 사는 김모씨(35 · 남)는 자꾸만 넓어지는 이마와 약해지는 모발로 인해 깊은 고심에 빠졌다. 모자를 착용하다 2년 전 가발을 쓰기 시작했으나 너무 불편했고 그나마 결혼할 나이가 다가오자 가발을 벗어버리고 싶었다. 김씨는 이대로는 못 참겠다며 2008년 5월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인근의 동안피부과 모발이식센터를 찾았다. 세밀한 진찰과 상담 후 모발이식을 결심한 김씨는 4시간에 걸쳐 모발이식을 받았다. 결과는 대만족.가발을 벗고 결혼에 골인할 수 있었다. 김씨 어머니는 며느리 몰래 속앓이할 필요가 없어져 마음이 턱 놓인다.

동안피부과는 국내서 최연소로 미국모발이식전문의(ABHRS) 자격을 획득한 박동재 원장(36)이 2008년 3월 개원한 모발이식 전문병원이다. 박 원장은 한국 모발이식수술의 산실인 경북대 피부과의 김정철 교수를 사사,지난 3월 국내서 5번째로 ABHRS를 받았다. 개원 경력은 짧지만 남다른 테크닉으로 230명에 대해 모발이식을 시행,99%에 달하는 이식 후 모발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박 원장은 통증을 최소화하면서 채취된 모발을 손실 없이 이식해 시간 낭비없이 곧바로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3무(無)시스템을 자랑한다. 우선 수술 후 한동안 부기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위해 국소마취제를 최소한으로 쓰고 수술 후 24시간 동안 천장을 보고 눕게 함으로써 부기를 줄여주는 노하우를 구사한다. 또 사전에 모발당김 검사를 시행하고,채취할 머리 뒤쪽 두피와 모발의 밀도 · 굵기 · 경도 등을 면밀히 검토해 모발의 손실이나 두피의 흉터가 생기지 않게 배려한다. 예컨대 채취할 두피가 부드럽다고 마구 떼면 흉터가 남기 쉽고,반대로 두피가 딱딱하면 모발 채취 후 잘 아물지 않으며,모발의 밀도나 굵기를 고려하지 않고 어림짐작으로 떼어내면 모발이 남거나 부족하기 쉬우므로 세심하게 예측해 수술 후 불만족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 다량 이식에 적합하나 흉터가 남는 절개식,흉터가 적게 남으나 다량이식이 곤란한 비절개식,모발이 굵고 머리숱이 적은 대신 방향성이 다양한 동양인 모발에 적합한 식모기 방식,구멍을 내고 하나씩 심는 서양인 모발에 알맞은 슬릿 방식 등 네 가지 테크닉을 조합해 가장 자연스런 헤어라인을 연출한다. 최근에는 이식할 모발을 사전에 줄기세포 배양물이나 PRP(혈소판 풍부 자가혈장)에 담가두거나,이식할 두피에 이들 물질을 주사함으로써 모발이식 후 생착률을 높이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