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기' 부동산 투자전략] 10년뒤 '블루칩'은 오피스텔·역세권 소형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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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설문
그동안 국내 주택시장에서 유망 상품은 누가 뭐래도 '서울 강남권 아파트'였다. 그런데 올 들어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고 있다. 향후 10년 뒤에는 그 지위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전문가 45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부동산 시장 긴급점검 설문' 조사에서도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요지부동이었던 '강남 불패신화'가 깨지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이번 설문 조사는 학계,연구원,주택업계,금융권 등 부동산시장에 참여하는 각계의 의견을 고르게 취합했다.
◆강남 불패신화 끝…수익형 부동산 부상
이번 설문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강남권 주거의 인기하락이다. 향후 투자유망한 상품으로 '강남권 주요 아파트'를 꼽은 전문가들은 전체 응답자 중 11.1%(5명)에 그쳤다. 반면 상가 · 오피스텔 등 월세형 부동산을 추천한 전문가는 24.4%(11명)로 나타났다. 직장과 가까운 역세권 소형아파트(22.2%)나 최근 부상하는 도시형 생활주택(13.3%)을 꼽는 전문가도 많았다. 모두 강남 아파트보다 높은 선호도를 보인 투자종목들이다.
이들 부동산의 공통점은 대부분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라는 점이다. 김정용 A+리얼티 투자자문팀장은 "최근 오피스텔이나 상가는 연 7~8%의 수익이 나오는 곳이 제법 있을 정도로 새로운 투자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반면 강남 아파트의 경우 이 정도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확실성이 팽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강남의 10억원짜리 아파트가 연평균 8% 정도 가격이 오른다면 3년 뒤 12억4000만원이 돼야 하는데 현재의 경기상황이나 강남 아파트의 잠재력에 비춰볼 때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올 들어서는 강남권 아파트 값 하락세도 뚜렷하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서초구 서초동 반포자이의 경우 지난 1월 30억5000만원(5층)에 거래된 전용 245㎡형이 3월엔 8억원 가까이 떨어진 22억2000만원(5층)에 매매됐다. 강남구 도곡렉슬 전용 60㎡형도 지난 2월 8억3000만원(12층) 하던 것이 불과 한 달 만에 7억1500만원으로 1억원 넘게 떨어졌다. 정재훈 동양종금증권 골드센터 PB는 "강남 아파트값에 대한 거품이 빠지는 과정이 어느 정도 더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값 아직은 '버블'
강남 불패신화가 깨진 단초를 엿볼 수 있는 설문 결과가 거품 논란에 대한 응답이다. '현재 집값 수준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전문가들의 68.9%(31명)가 '약간의 버블 상태'라고 답했다. '적정 수준'(22.2%,10명)이라고 꼽는 응답자의 3배가 넘는 수치다. 연내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절반에 가까운 48.9%(22명)가 '조정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집값 하락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가 48.9%(22명)으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는 응답자도 24.4%(11명)나 됐다. '하락세가 멈춘 이후 집값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응답도 낙관적인 결과와는 거리가 멀다. '장기적 안정세 유지'를 꼽는 응답자가 가장 많은 42.2%(19명)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를 종합해보면 △집값은 아직 거품이 끼어 있고 △적어도 연말까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고 △그 이후에도 다시 오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최근 아파트 거래 건수와 가격 추이도 이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지난 3월 신고분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 건수는 전달에 비해 11.5% 늘어난 반면 아파트 실거래가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송명규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지불 능력이 있는 유효수요는 이미 다 집을 갖고 있어,실질 수요가 바닥이 난 상태"라고 진단했다.
한마디로 주택 공급과잉이라는 것.송 교수는 "융자를 하지 않으려는 기호의 변화로 앞으로도 미분양이 더 늘어나고,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증가로 집을 처분하려는 수요도 늘어 재고주택이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소경용 대우건설 주택사업담당 상무도 "가격 하락 뒤 장기간 집값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내집마련은 '천천히'
전문가들은 지금은 집을 살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무주택자라면 바닥 확인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응답이 64.4%(29명)에 달했다. '집을 살 때'라는 견해는 35.6%(16명)에 그쳤다. 이는 전문가들이 현재 아파트 시장에 거품이 끼어 있다고 보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이 같은 주장은 금융권이나 학계에서보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로부터 많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저렴한 보금자리주택 공급의 여파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서두를 필요가 없으며 기존 주택을 산다면 고점에서 20~30% 떨어진 매물을 잡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도 "현재 매수자들이 분양가가 싼 보금자리 주택 등을 기다리면서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설령 경기부양책이 나와도 바로 반등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어서 당분간 지켜보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위례신도시,도심재개발 지역 추천
그렇다면 향후 투자 유망한 아파트는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우선 신규 분양단지로 위례신도시(31명,34.4%),서울도심 재개발(30명,33.3%) 등을 꼽았다. 위례신도시를 추천한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위례신도시는 기존 도심과 가장 인접해 있고 주변에 대규모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며 "강남 아파트가 갈수록 노후화하고 있어 대기 수요가 풍부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토지가 유망하다고 보는 전문가도 많았다. 강광숙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주택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토지가격은 노년인구 증가,공공주택 택지 증가 등으로 가용토지가 감소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강남 불패신화 끝…수익형 부동산 부상
이번 설문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강남권 주거의 인기하락이다. 향후 투자유망한 상품으로 '강남권 주요 아파트'를 꼽은 전문가들은 전체 응답자 중 11.1%(5명)에 그쳤다. 반면 상가 · 오피스텔 등 월세형 부동산을 추천한 전문가는 24.4%(11명)로 나타났다. 직장과 가까운 역세권 소형아파트(22.2%)나 최근 부상하는 도시형 생활주택(13.3%)을 꼽는 전문가도 많았다. 모두 강남 아파트보다 높은 선호도를 보인 투자종목들이다.
이들 부동산의 공통점은 대부분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라는 점이다. 김정용 A+리얼티 투자자문팀장은 "최근 오피스텔이나 상가는 연 7~8%의 수익이 나오는 곳이 제법 있을 정도로 새로운 투자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반면 강남 아파트의 경우 이 정도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확실성이 팽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강남의 10억원짜리 아파트가 연평균 8% 정도 가격이 오른다면 3년 뒤 12억4000만원이 돼야 하는데 현재의 경기상황이나 강남 아파트의 잠재력에 비춰볼 때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올 들어서는 강남권 아파트 값 하락세도 뚜렷하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서초구 서초동 반포자이의 경우 지난 1월 30억5000만원(5층)에 거래된 전용 245㎡형이 3월엔 8억원 가까이 떨어진 22억2000만원(5층)에 매매됐다. 강남구 도곡렉슬 전용 60㎡형도 지난 2월 8억3000만원(12층) 하던 것이 불과 한 달 만에 7억1500만원으로 1억원 넘게 떨어졌다. 정재훈 동양종금증권 골드센터 PB는 "강남 아파트값에 대한 거품이 빠지는 과정이 어느 정도 더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값 아직은 '버블'
강남 불패신화가 깨진 단초를 엿볼 수 있는 설문 결과가 거품 논란에 대한 응답이다. '현재 집값 수준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전문가들의 68.9%(31명)가 '약간의 버블 상태'라고 답했다. '적정 수준'(22.2%,10명)이라고 꼽는 응답자의 3배가 넘는 수치다. 연내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절반에 가까운 48.9%(22명)가 '조정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집값 하락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가 48.9%(22명)으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는 응답자도 24.4%(11명)나 됐다. '하락세가 멈춘 이후 집값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응답도 낙관적인 결과와는 거리가 멀다. '장기적 안정세 유지'를 꼽는 응답자가 가장 많은 42.2%(19명)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를 종합해보면 △집값은 아직 거품이 끼어 있고 △적어도 연말까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고 △그 이후에도 다시 오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최근 아파트 거래 건수와 가격 추이도 이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지난 3월 신고분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 건수는 전달에 비해 11.5% 늘어난 반면 아파트 실거래가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송명규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지불 능력이 있는 유효수요는 이미 다 집을 갖고 있어,실질 수요가 바닥이 난 상태"라고 진단했다.
한마디로 주택 공급과잉이라는 것.송 교수는 "융자를 하지 않으려는 기호의 변화로 앞으로도 미분양이 더 늘어나고,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증가로 집을 처분하려는 수요도 늘어 재고주택이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소경용 대우건설 주택사업담당 상무도 "가격 하락 뒤 장기간 집값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내집마련은 '천천히'
전문가들은 지금은 집을 살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무주택자라면 바닥 확인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응답이 64.4%(29명)에 달했다. '집을 살 때'라는 견해는 35.6%(16명)에 그쳤다. 이는 전문가들이 현재 아파트 시장에 거품이 끼어 있다고 보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이 같은 주장은 금융권이나 학계에서보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로부터 많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저렴한 보금자리주택 공급의 여파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서두를 필요가 없으며 기존 주택을 산다면 고점에서 20~30% 떨어진 매물을 잡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도 "현재 매수자들이 분양가가 싼 보금자리 주택 등을 기다리면서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설령 경기부양책이 나와도 바로 반등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어서 당분간 지켜보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위례신도시,도심재개발 지역 추천
그렇다면 향후 투자 유망한 아파트는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우선 신규 분양단지로 위례신도시(31명,34.4%),서울도심 재개발(30명,33.3%) 등을 꼽았다. 위례신도시를 추천한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위례신도시는 기존 도심과 가장 인접해 있고 주변에 대규모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며 "강남 아파트가 갈수록 노후화하고 있어 대기 수요가 풍부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토지가 유망하다고 보는 전문가도 많았다. 강광숙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주택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토지가격은 노년인구 증가,공공주택 택지 증가 등으로 가용토지가 감소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