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코스피 지수는 1740선에서 방향성을 탐색하는 가운데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 개선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지수 반등 시도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샌디스크 등의 실적이 예상치를 웃돈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업 실적 발표가 정점을 지나면서 재료 노출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단기 변곡점이 도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할 필요가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중장기적으로 코스피 지수의 상승 추세가 꺾이지는 않았지만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상당 부분 진행된 가운데 지수 상승 탄력 둔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22일(현지시간)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중국 긴축, 원화 강세 등이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 증시가 스타벅스, 샌디스크 등 주요 기업의 실적 호조와 기존주택판매 등 경제지표 개선 소식에 힘입어 상승세를 나타냈다는 점은 이날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는 전날보다 9.37포인트(0.08%) 상승한 1만1134.29를 나타냈다. S&P500지수는 2.73포인트(0.23%) 오른 1208.67을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14.46포인트(0.58%) 상승한 2519.07로 장을 마쳤다.

◆ 한양證 "실적발표 재료노출 부담…변곡점 유의"

한양증권은 기업 실적 발표가 정점을 지나면서 재료 노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단기 변곡점 접근에 유의하라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 김지형 애널리스트는 "미국 실적 발표 시즌이 후반기로 접어드는 가운데 애플 등 소위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일단락되고 있고, 한국도 하이닉스, 현대차 등 주요 기업의 실적 결과가 나온 상황"이라며 "기대 못지 않게 재료 노출에 대한 부담도 높아져 시장이 계속해서 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 실적 발표가 정점을 지난 이후 현재 시장에 잠복상태인 악재들이 부각될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중기 추세가 유효하다는 시각을 유지한 가운데 단기 변곡점이 도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식 보유자는 반등 시 부분적인 차익실현을 통해 수익률 관리와 현금 유동성 확보를 병행하고, 신규 매수는 IT·조선 업종에 대해 트레이딩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는 거래소 시장보다 뒤쳐진 코스닥 시장 내 외국인과 기관 매수 종목에 관심을 가져볼 것"이라고 권했다.

◆ 현대證 "상승 탄력 점진적 둔화…실적株 대응"

현대증권은 그리스 재정위기와 실적시즌 종결 등으로 시장의 상승 탄력은 점진적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종 내 차별화된 종목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융 개혁법안 표결과 그리스 문제가 외국인 매수세 둔화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정점을 지나고 있는 실적시즌도 차익실현 매물출회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시장의 상승 탄력은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시장 상승 탄력 둔화로 더욱 압축된 종목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같은 업종이라도 실적에 따른 차별화된 종목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안화 절상 기대로 환율이 또 하나의 시장변수로 작용하면서 추세적인 원화강세가 전망되는 상황이지만 중국 내수소비 증가가 정보기술(IT)와 자동차 등 수출주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출주력 업종에 대한 관심은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교보證 "추가상승 염두에 둔 저가매수전략 유효"

교보증권은 대외악재 부담으로 코스피 지수가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가겠지만 추가 상승을 염두에 두고 실적호전주의 저가 매수 기회를 찾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 황빈아 애널리스트는 "유로존의 재정적자 규모가 GDP(국내총생산)의 6.3%로 확대됐다는 소식과 골드만삭스 피소사건을 시발점으로 재부각된 미국 금융규제안에 대한 우려가 어닝시즌을 즐기는 방해요소가 되고 있다"면서도 "이 악재들은 연초부터 계속 불거졌던 이슈로, 경제지표와 실적 등 펀더멘털(내재가치)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스피 종목 가운데 실적 추정치가 있는 일부 기업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오는 3분기까지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고, 2·3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지난달 말부터 점진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기업들의 경우 오는 4분기까지 S&P500기업들의 EPS(주당순이익)가 개선될 전망이라는 점에서 국내외 기업 실적 모멘텀(상승요인)이 2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대외 불안요인에 따라 증시가 숨고르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지만 이후 추가 상승을 염두에 두고 실적 호전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 탐색이 필요해 보인다"며 "2분기 실적이 양호할 업종으로는 서비스, 철강금속, 운수창고, 기계 등"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