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 2000p는 없습니다."

이종우 HMC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0 주가·환율 대전망'이란 주제로 열린 제11회 한경닷컴 금융세미나의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서며 첫 마디를 이렇게 시작했다.

22일 오후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빌딩 다산홀에서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 이 센터장은 "올해 주식시장 결론은 2000p는 아니다"라며 "주식시장은 올해 2분기에 연중 최고점을 찍되, 1400~1850p의 박스권 안에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부쩍 커진 경기회복 기대감에 코스피지수 2000p 시대의 부활을 예상하는 증권사들이 하나 둘 늘고 있는 가운데 이 센터장의 예상 밖 전망에 세미나 참가자들은 귀를 쫑긋 세우는 모습이었다.

그는 "앞으로 경기는 일정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방향성이 좋지 않다"면서 "또 저성장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저금리·고유동성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2000p 달성은 올해가 아닌 내년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난해 3월부터 14개월 연속 동결했기 때문에 금리를 당장 올리더라도 저금리에 익숙해진 사람들의 거부 반응이 나올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는 "저성장·저금리 지속 전망뿐 아니라 인구 노령화로 앞으로는 저축 말고 투자를 통해 자산을 늘려야 한다"면서 주식의 경우 IT(정보통신)주와 자동차주를 살 것을 추천했다.

추천 종목으로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을 꼽았다.

또 그는 "현재 주가가 많이 떨어진 건설주 쪽으로도 눈을 돌려볼 만하다"면서 "그동안 부동산 시장이 워낙 안 좋아서 국내 빅5 건설사의 주가가 저평가 돼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미분양 등의 부동산 시장이 악재를 많이 털어냈다"며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은 금융위기 발생 전 현금자산 보유액이 3000억원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조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민간자본으로 국내 최초의 고로 제철소를 세운 현대제철도 추천했다. 고로가 상당한 수익을 올리면서 회사 전체적인 구조를 개선시킬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이종우 센터장 외에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과 이진우 NH투자선물 리서치센터장이 각각 '미-중 마찰 이후 금융시장 여건과 기업의 대응전략',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 및 하반기 환율전망'이라는 주제로 강단에 올랐으며, 100여명이 다산홀을 가득 메웠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