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은 원화강세 수혜주로 꼽히는 음식료업체 중에서도 환율 변동에 따른 민감도가 큰 종목이다. 또 과거 경험상 원 · 달러 환율 1100원대에서는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부각될 수 있어 주목된다는 평가다.

작년 말 기준 CJ제일제당의 달러 익스포져(수출액-달러 결제 비용, 외화자산-외화부채)는 약 11억 달러로 원 · 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마다 75억원 가량의 이익 증가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1120원 선 전후에서 오르내리고 있는 환율이 1100원 선 이하로 떨어질 경우 주당순이익은 연간 6.3% 이상 늘어나게 된다. 곡물 등 원재료 매입비용이 줄면서 영업이익이 늘고, 외화표시 채권의 평가이익 증가로 영업외수지도 94억원가량 개선되기 때문이다. 다른 음식료 업체의 경우 환율이 하락해도 이익 증가폭은 1~2%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지기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맥과 대두, 원당 등 원재료 비용의 하향안정으로 마진개선이 기대되는 가운데 원 · 달러 환율 하락까지 더해져 올해 소재식품 부문의 이익 안정성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경작면적 증가로 곡물 공급량이 예상보다 크게 늘면서 가격 하락이 지속, 실적 모멘텀이 한층 더 부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공식품과 해외 바이오 등 다른 주력사업도 올해는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회복과 함께 신선식품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데다 제약 부문도 지난해 구조조정 이후 매출이 점차 정상화되고 있어서다. 강현희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계열사의 대표제품인 라이신과 핵산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와 29% 상승함에 따라 지분법 평가이익이 1분기에만 19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 연구원도 "연간 지분법 평가이익은 784억원으로 작년보다 17.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기대되는 실적 모멘텀 등을 감안할 때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이 조만간 증시에 상장될 예정이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강 연구원은 "구주 매출로 약 3747억원의 현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이용해 해외 바이오 및 식품계열사 인수합병(M&A)에 나설 경우 성장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과 NH투자증권은 CJ제일제당의 목표주가를 각각 28만원과 28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