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돈을 사용하면서 살고 있다. 노동의 대가로 임금을 받고 그 돈으로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세금을 내는 등 모든 경제활동이 돈을 매개로 이루어진다. 이처럼 경제 내에 유통되는 돈을 통화(通貨)라고 한다. 나라 경제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통화의 양을 적당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재는 척도가 바로 통화지표다. 통화지표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통화라고 볼 것인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통화에는 지폐와 동전 등 현금뿐만 아니라, 예금과 같이 즉시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는 금융상품도 포함된다. 우리나라의 통화지표로는 한국은행이 공식 편제하는 M1과 M2가 있는데 각 지표에 포함되는 금융상품은 아래와 같다. [M1] 현금통화 + 요구불예금 +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M2] M1 + 2년미만 정기예적금 + 시장형상품 + 2년미만 금융채 + 2년미만 금전신탁·수익증권 + 기타(투신증권저축, 종금사 발행어음 등) 현금과 단기 금융상품으로 구성된 M1은 단기 금융시장의 유동성 수준을 파악하는 데 적합하다. M1은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큰 폭의 증가세를 유지해 왔다. 이는 경제의 불확실성 확산, 완화된 통화정책에 따른 저금리 지속 등으로 시중에 단기 부동자금이 늘어난 데 기인한 것이다. M2 증가율은 2008년 하반기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낮아져 왔다. 실물경기 침체에 따라 개인과 기업의 대출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금융기관들도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성향이 심화된 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기가 세계 경제의 회복을 배경으로 한 수출 호조와 소비, 설비투자 증가 등에 힘입어 점차 나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M2 증가율의 하락폭은 점차 둔화되면서 올해 들어서는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민간부문의 통화수요는 여전히 크지 않은 반면 경상수지가 흑자를 이어가고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는 등 국외부문으로부터의 통화공급은 확대되는 데 따른 것이다. 현재도 실물경제 상황에 비해 풍부한 것으로 평가되는 M2의 증가세는 향후 경기 회복세가 더욱 뚜렷해질 경우 크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과거 저금리 기조 하에서 경기 회복이 올 경우 뒤늦게 금리인상을 하더라도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기관 대출이 급증했던 경험에서 알 수 있다. 인체에 있어 혈액에 비유되기도 하는 통화는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경제의 규모나 여건에 비해 시중에 너무 많이 풀려 있을 경우엔 인플레이션이라는 역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통화지표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해 금리인상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참고해야 한다. [글 - 김선임 한국은행 경제교육센터 조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