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0일 거래에서 사흘 만에 소폭 하락하며 1110원대 후반에서 마감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2원(0.22%) 내린 1117.9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환전문가들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골드만삭스 기소로 전날 큰 폭으로 하락한 뉴욕증시가 반등하고,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개선되며 이날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도왔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장중 외국인 주식 순매도 전환과 결제, 배당금 역송금 수요, 은행권의 숏커버(팔았던 달러를 되사는 거래), 인도 중앙은행의 기준 레포금리 인상 등은 환율의 하락을 제한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원 내린 1117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수출업체의 네고물량과 주가지수 강세로 낙폭을 서서히 확대, 오전 9시33분 1114원까지 고꾸라졌다.

이후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등장하며 1116원대로 반등했으나, 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가 장중 오름폭을 축소한 데다 중국증시의 상하지수가 큰 폭으로 내려가고 네고물량까지 실리자 환율은 다시 1115원대 내려왔다.

오후 들어 원달러 환율은 결제와 외국인 주식 매도 자금 등이 시장에 공급되자 반등에 나섰다. 상하이지수도 낙폭을 늘리자 역외세력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환율은 1117원대로 회복했다.

장 막판에는 인도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 레포금리를 기존 5.25%로 25bp 인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환율 반등에 힘을 실어줬다. 여기에 은행권의 숏커버까지 가세하자 환율은 오후 2시52분 1118.3원에서 장중 고점을 확인했으며, 조금 내려와 1117.9원에서 마감됐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오늘은 어제와 다르게 시장이 안정적으로 움직였다”면서 “오후 장 들어서 은행권의 숏커버가 많이 나오면서 환율의 낙폭을 줄였다”고 전했다.

한 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오늘은 특별한 모멘텀 없이 수급으로 움직인 장이었다”면서 “오전에는 네고물량과 결제 수요로 엎치락뒤치락하다가 장 막판에 유로달러가 좀 빠지고 인도 중앙은행이 기준 레포금리를 올리면서 반등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역외도 달러를 사려고 대기하고 있다가 환율이 안내려가니까 결국 막판에 매수해 환율 반등을 이끌었다”면서 “아직까지는 1120원으로 내려가기에는 벅차보여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다시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73p 상승한 1718.03을,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7.80달러 오른 510.50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301억원어치를 순매도, 환율 하락을 제한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장 마감 무렵 유로달러 환율은 뉴욕장 종가대비 소폭 하락한 1.3460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92.59달러를 나타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