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부동산 가격의 큰 변화를 가져오는 정책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19일 저녁 기자간담회에서 "경제는 항상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미세조종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책의 속성 때문에 강하게 가고 싶은 것도 있겠지만 꾸준히 미세하게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우리 경제의 민간부문 자생력 회복이 미흡한 상황에서 가계와 기업의 빚 상환 부담을 가중시키고 집값을 크게 떨어뜨릴 우려가 있는 기준금리 인상은 쓰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총재는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일본처럼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값은 떨어지고 있지만 전세금과 지방대도시 주택값은 오르고 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은 또 지방 중소도시에서 미분양이 다소 줄고 있어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라고 보고 있다.

김 총재는 "노무라증권이 한국이 일본처럼 갈 가능성이 있다며 비슷한 사례 3가지를 들었지만 다른 것은 5가지"라며 "일본처럼 떨어진다고 보는 것은 이르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2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 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전후해 미국 등 주요국의 중앙은행 총재와 모두 만나기로 했다.

현지시간 21일엔 벤 버냉키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과 만나 세계경제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글로벌 불균형 해소,금융규제 개혁 등에 대해 논의한다. 같은 날 도미니크 스트라우스 칸 IMF(국제통화기금) 총재와 면담을 갖고 22일엔 저우 샤오촨 중국인민은행 총재,장 클로드 트리셰 ECB(유럽중앙은행) 총재 등과 만난다. 머빈 킹 영란은행 총재,마사키 시라가와 일본은행 총재 등은 24일 만나기로 했다.

김 총재는 "한국의 달라진 위상을 절감하고 있으며 G20 의장국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