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리수익의 마법이 복리비용의 횡포 앞에 무릎을 끓는다. "

미국 '인덱스 펀드의 명가'인 뱅가드그룹 설립자인 존 보글의 투자철학 중 하나는 '낮은 보수 펀드 운용'이다.

보글은 그의 저서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에서 1만달러를 투자한 사람의 투자 성과를 예로 들어 '복리비용의 횡포'를 설명했다. 1년에 8%씩 상승하는 주식시장에서 1만달러를 투자하면 보수가 2.5%인 일반 펀드는 30년 뒤 4만9800달러를 얻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비용을 제외하지 않을 경우 두 배 이상인 10만600달러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것.따라서 투자자들에게 최대한 수익을 돌려주기 위해선 보수부터 줄여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뱅가드그룹의 평균 보수는 0.2~0.4% 사이를 유지해왔다. 업계 평균인 1.0~1.2%보다 훨씬 낮다. 펀드보수를 낮추기 위해 뱅가드는 임직원의 근무 환경부터 검소하게 유지했다. 다른 자산운용사들이 일반적으로 임원에게 제공하는 업무용 차량,골프회원권 등도 주지 않고 출장 시에는 비즈니스석이 아닌 일반석을 타게 했다. 또 리서치 등으로 인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액티브 펀드는 외부에 위탁해 비용을 낮췄다.

이런 저보수 펀드 운용전략을 통해 뱅가드는 인덱스 펀드의 명가로 성장했다. 1975년 만든 '뱅가드500 인덱스' 펀드는 매년 30% 이상 성장했다. 뱅가드그룹은 120여개 펀드에서 1조달러 규모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은 65%(2007년)에 달한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