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이사람] 대우자판 영업사원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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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차판매가 워크아웃에 돌입했습니다. 지난 GM대우와의 결별 이후, 한 달간 대우차판매는 급격한 변화를 겪어왔는데요. 그 변화를 온 몸으로 맞서고 있는 대우차판매의 한 영업사원을 조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대우자동차판매 인천 부평지점의 영업사원, 오능환씨.
당분간 임시 휴가를 받았지만 오늘도 그는 일터에 나옵니다. 판매할 차도, 고객들에게 나누어 줄 책자 하나 없지만 습관처럼 영업소로 발길이 닿습니다.
10년간 대우차판매 영업사원으로 살면서 한 곳만 보고 달려왔다는 오씨는 한 달 전만해도 100% 실적을 자랑하는 세일즈맨이었습니다.
오능환 대우차판매 부평지점 부장
"제가 관리한 고객 분은 한 1200여명 되고요, 총 판매한 개수는 760대정도 되고 있다. 자부심은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한 달 전, GM대우의 갑작스런 판매 중단 통보로 상황은 하루아침에 바뀌었습니다.
처음 드신 생각은 어떤 생각이세요?
오능환 대우차판매 부평지점 부장
"설마 갑작스런 결별에 의해서 자동차를 팔지 못하게 될 거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딱 생각이든 거는 첫 번째 망했다. 배신을 당했다고 생각했습니다. 15년, 20년 넘게 대우차를 저희가 팔아왔습니다. 한 순간에 아무 언질 없이 바로 판매를 중단한 것은 저희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고..."
갑작스런 GM대우와의 결별로 더 이상 대우차를 판매할 수 없게 되자 그 또한 한 순간에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마지막까지 기다려주던 고객마저 떠나자 불안감은 커져만 갔습니다.
오능환 대우차판매 부평지점 부장
"대우차 판매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회사였어요. 저도 자부심 있었고 제 주변에서 구조조정을 당했거나 회사가 부도가 났거나 이런 경우를 매스컴이나 주변을 통해서 봐왔는데, 제 일 아니다 싶었어요. 그러니까 능력이 없겠거니, 막상 제가 닥치니까 이거는 누구나 다 일어날 수 있는 일 같아요."
두 딸의 아빠인 오씨는 당장 생활비가 걱정입니다. 영업직 특성상 매달 차를 팔아 생활을 이어온 오씨. 지난 달부터 한 푼도 못 받고 있습니다.
오능환 대우차판매 부평지점 부장
"창피하지만 말씀 드려도 될까요. 처제가 좀 도움을 줬습니다. 저 몰래 아내하고 통화를 해서 일단 카드는 메꿨구요. 앞으로가 또 문제죠. 그래서 저희 첫째 딸이 학원도 “아빠 끊을까?”하는데, 학원은 다녀야죠. 공부는 해야 하니까, 그래서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언제부턴가 회사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에 빈자리도 하나 둘 늘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 억울해서 GM대우에 항의도 해봤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오능환 대우차판매 부평지점 부장
"'근조'자 플랜카드를 달고 영업점 다 폐쇄하고 항의표시를 했고요. 현재는 그 '근조'자가 떼졌는데 GM대우에서 와서 다 철거를 했습니다. 저희는 특수하게 건물이 GM대우건물입니다. 그래서 조만간 저희는 나가야 하는 형편이고요. 어디로 가야 할 지 좀 답답합니다."
잠시 희망도 품었습니다. 쌍용차 국내판매를 맡게 된 것입니다. 차만 팔 수 있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오능환 대우차판매 부평지점 부장
"MOU체결했을 때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쌍용차, 수입차, 트럭, 버스든, 자전거라도 팔려면 팔죠. 영업직원은 어딜 가든 팝니다. 그런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좀 우려되는 거는 시간이 흐르면서 패배주의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낱 같은 희망도 결국은 워크아웃으로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이제 남은 건 뼈를 깎는 구조조정뿐입니다.
오능환 대우차판매 부평지점 부장
"누군가는 떠나야 하고 내 동료가 떠나야 하거든요. 같이 밥 먹고 같이 열심히 일을 했어요. 나가야 되니까. 저도 나가야겠죠. 조금이라도 저희 직원들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끔 최대한 구조조정이 안 되도록 힘 써주시면… 간곡히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살아남고 싶습니다."
지난 한달 간 대우차판매 영업사원 오능환씨가 겪은 일입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다가온 냉정한 현실에 그는 살아남고 싶다고 말합니다.
WOW-TV NEWS 조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