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묻겠다"…천안함 유가족, 실종자 수색중단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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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찾은 8명 '산화자' 처리 합의…24일께 함수 인양
바지선 평택항으로 이동…유실 무기 수거나서
바지선 평택항으로 이동…유실 무기 수거나서
군당국은 16일 함미에 대한 수색을 중단하고 함수 인양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군은 함수 부분에도 실종 병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오는 24일께 함수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함미에서 유실한 각종 무기 수거에도 나서고 있다.
◆수색 중단
천안함 함미 부분에서 시신이 수습되지 않은 8명의 승조원 가족은 이날 오후 "가슴에 묻겠다"며 희생자 수색작업 중단을 요청했고 군은 이를 받아들였다. 가족들이 내린 이번 결단은 함수와 함미에서 찾지 못한 전사자는 모두 산화자(散華者)로 처리하기로 하자는 가족들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실종된 8명이 사고 당시 기관조정실 등 절단면에 있었다면 조류에 휩쓸려 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시신이 발견된 고 남기훈 · 김태석 상사의 유가족을 제외한 44명 실종자 가족은 15일 오전 함미를 인양하기 직전에 이 같은 내용의 동의서를 가족협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이창기 원사의 형 성기씨(46)는 "백령도에 가 있는 동생과 조카가 오전 9시께 함미에 들어가서 찾아봤는데 못 찾았다고 했다"며 "그 정도 찾아봤는데 못 찾았으면 함미에 없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함수 인양
해군은 이날 함미를 탑재한 바지선을 평택항으로 이동시켰다. 민간 인양업체 관계자들도 배를 타고 백령도를 나왔다. 바지선은 예인선에 이끌려 평택항까지 총 26시간 항해할 것으로 보이며 17일 오후 9시께 도착한다. 함수 부분은 여전히 인양 준비 중이다. 함수의 경우 인양에 필요한 체인 4개 중 2개만 걸려 있는 상태로,군은 내주께 기상상태가 양호하면 체인을 결박하고 물 밖으로 꺼낸다는 계획이다. 본격적인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함수 부분이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실 무기는
함미가 침몰한 해저에는 아직 수거하지 못한 잔해가 있다. 함미에서 떨어져 나간 무기들이다. 지난 15일 함미를 인양하면서 공개된 함체의 절단면 부위 앞에는 추적레이더실과 함대함 하푼미사일 발사대 2개,40㎜ 부포,76㎜ 주포가 온전한 채 붙어 있었지만 절단면 근처의 연돌(엔진가스 배출기관)과 함체 우측에 있어야 할 어뢰발사대 1문,주포와 부포 사이에 장착된 하푼 미사일 2기는 이미 알려진 대로 유실돼 보이지 않았다.
유실된 어뢰 발사대와 미사일도 함미가 가라앉은 해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어뢰는 대 잠수함용이며 사거리 130㎞ 이상으로 함정을 공격하는 하푼 미사일은 탄두에 221㎏의 고성능 폭약이 장착돼 있다.
군 당국은 이중,삼중의 안전장치가 돼 있어 폭발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지만 유실된 무기가 해저에서 강한 수압을 견디지 못해 폭발하거나 다른 충격에 의해 자체 폭발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해군은 기뢰탐색함과 무인 탐색선 등을 동원해 사고 발생해역에서 함미가 이동한 경로를 중심으로 해저를 샅샅이 조사하고 있다.
장진모/장성호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