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스크가 다시 불거진 16일 국내 증시는 20포인트 이상 출렁이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외환시장에서도 북한과의 연계 가능성이 투자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환율이 불안하게 움직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부담과 중국의 긴축 우려로 소폭 내림세로 출발했다. 시장이 약세를 보이긴 했지만 지수는 1740 선 안팎에서 횡보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오전 11시7분께 '천안함이 외부폭발로 침몰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공식 발표가 나오자 분위기가 돌변했다. 580억원가량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던 기관이 물량을 내던지며 30분 만에 순매도 규모를 1000억원대로 키웠다. 400억원 가까이 순매수 중이던 외국인도 '사자' 주문을 거둬들였다.

그 사이 지수는 전일 대비 20포인트 이상 내린 1723까지 가파르게 떨어졌다. 오후 장에 개인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덕에 낙폭을 9포인트대로 줄이며 1734.49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마감 직전 동시호가 때 다시 순매수로 선회하는 등 오락가락했다. 오전 장에서 86만원에 근접했던 삼성전자는 오후 1시께 84만1000원까지 밀렸다가 결국 7000원 떨어진 84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 달러 환율은 소폭 상승(원화가치 하락) 마감했다. 환율은 유로화 약세에다 그동안 많이 내려 조정성격의 반등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으로 3원50전 오른 1111원으로 개장했다. 이후 북한 리스크까지 겹치자 1115원대에 진입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조선업체 중심으로 매물이 나오면서 2원80전 오른 1110원30전에 마감했다.

홍승모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차장은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원 · 달러 환율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천안함 사고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해영/유승호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