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형 대부업체의 이익규모가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자산 기준 7대 대부업체의 2009회계연도 순이익은 3천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21% 급증했다. 자산규모도 3조5천154억 원으로 같은 기간에 19.48% 늘었다. 에이엔피파이낸셜.산와대부.페닌슐라캐피탈.그린씨엔에프.웰컴크레디라인.바로크레디트.리드코프 등 7대 대부업체의 지난해 말 대출잔액은 3조1천억 원으로 1만5천여개 등록 대부업체 대출잔액(5조9천억 원)의 52.5%를 차지하고 있다. 자산규모 1위인 에이엔피파이낸셜(러시앤캐시)은 9월 결산이고 나머지 업체는 12월 결산법인이다. 산와대부(산와머니)는 2008년에 환차손으로 인해 12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1천316억원 흑자를 기록하며 에이엔피파이낸셜을 제치고 순이익 1위를 차지했다. 에이엔피파이낸셜도 2009회계연도에 전년 대비 20.27% 늘어난 1천194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페닌슐라캐피탈(112억 원), 그린씨엔에프(133억 원), 웰컴크레디라인(105억 원), 리드코프(139억 원) 등도 지난해 100억 원대 순이익을 시현했다. 자산규모가 줄어든 회사는 주로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페닌슐라캐피탈(-24.02%)가 유일하며 이익규모는 웰컴크레디라인(-22.80%)만 감소했다. 금감원은 대출규모가 늘어나는 가운데 연체율 등 채권관리도 잘 이루어지면서 대부업체의 이익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산규모 2위 업체인 산와대부가 흑자 전환하면서 이익 증가율이 커졌다. 지난해 7대 대부업체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9.44%로 은행권(0.39%)의 24배에 달했다. 이처럼 대형 대부업체들이 자산규모에 비해 많은 이익을 챙기는 이유는 대출고객의 신용도에 관계없이 소액 신용대출에 대해금리상한선인 연 49%의 이자를 받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오는 7월부터 대부업체 금리상한선을 49%에서 44%로 낮추고 보증부 대출의 정착과 시장금리 변동추이 등 경제여건 변화를 봐가면서 1년 이내에 5%포인트 추가 인하를 추진하기로 했다. 일부 대부업체는 이자율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추고 있다. 리드코프는 '수퍼론 플러스' 상품의 최고 금리를 현행 연 48.54%에서 연 38%로 10.54%포인트 인하해 12일부터 적용하고 있다. 에이엔피파이낸셜은 불의의 사고를 당해 대출이자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에게 20% 후반대 금리를 적용하거나 채권회수를 포기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화재 피해자, 장기입원자,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장애등급 4~5급의 경증장애인에게 금리 28.54%를 적용하고 사망자나 장애등급 1~3급의 중증장애인에 대해서는 채권 행사를 안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러시앤캐시나 산와머니 등 일부 대형업체는 금리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며 "다만, 다른 업체들은 금리상한선이 낮아지면 관리비를 줄이거나 대출승인율을 낮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