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보험 주식 매각자금(5000억원 수준)을 활용해 해외 바이오 업체나 식품가공 업체를 인수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2013년까지 식품 관련 바이오를 중심으로 한 해외 매출비중을 전체의 50% 수준으로 끌어올릴 예정입니다. "

김진수 CJ제일제당 사장은 15일 서울 남산에서 임직원 3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CJ제일제당 남산걷기' 행사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김 사장은 "올해는 글로벌 식품 바이오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성장 동력을 구축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경영방침이 해외시장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국내 식품회사를 인수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현재 미국과 중국에서 인수 대상업체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은 총 960만주(지분율 4.8%)로 이 중 500만주를 내달 12일 삼성생명 상장 때 구주 매출 방식으로 매각할 예정이다. 삼성생명 공모가가 전문가들 예상대로 주당 10만원(장외시세는 11만원 내외) 선에서 결정될 경우 CJ제일제당은 5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김 사장은 "오늘(15일)부터 일주일간 미국에서 실시하는 투자설명회(IR)에서도 바이오 부문에 대한 성장전망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해외 투자설명회에서 CJ제일제당이 갖고 있는 바이오 기술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이 전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식품 분야에서 바이오는 전자산업의 반도체와 같다"며 앞으로 식품 · 바이오 분야를 대폭 강화할 뜻을 내비쳤다.

'2013년 매출 10조원,해외 매출비중 50% 달성' 계획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김 사장은 전했다. 그는 "올해 해외 매출비중이 30% 선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 해외 매출 증가율은 연간 20%를 넘고 있고,국내 매출 증가율은 8% 선이어서 2013년이면 해외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 명실공히 글로벌 기업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현재 브라질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서 핵산(조미식품소재) 라이신(사료용 아미노산) 등 식품 바이오와 관련한 소재를 생산 중이며,미국에서는 2005년과 이듬해 각각 인수한 식품회사 '애니천'과 '옴니'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해외 바이오사업 부문에서 1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김 사장은 "바이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1.4%(2008년 기준) 수준인 연구 · 개발(R&D) 투자비를 2013년엔 아시아권 최고인 매출 대비 3% 선으로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작년 매출은 3조8387억원,영업이익은 2619억원이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