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주요 공백 채워..대선 일정 검토도 착수

대통령 등 국가 주요인사들을 불의의 사고로 잃은 폴란드가 전 국민적 애도 속에서 국정의 빈자리들을 신속하게 메워나가고 있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가운데 지난해 유일하게 마이너스성장을 하지 않은 폴란드 경제도 충격파를 비교적 성숙하게 극복하며 순항했고, 정부.의회는 대통령 선거 일정 마련 작업에도 착수했다.

헌법에 따라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고 있는 보르니슬라프 코모로프스키 하원의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내각의 주요 공백을 채웠다고 밝혔다.

코모로프스키 권한대행은 이번 비행기 사고로 폴란드군 최고위급 지휘관들과 국가보안국(BBN) 국장 등 주요 안보관계 인사들이 숨진 것과 관련, 군 주요 지휘관들의 여행.이동 규정에 대한 재검토에도 착수했다고 말했다.

사고로 공석이 된 중앙은행 총재의 지명작업은 "서두를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서 충분히 시간을 두고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폴란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위원회는 12일 긴급회의를 갖고 표트르 비에시올렉 부총재가 새로운 총재가 선출될 때까지 통화정책위를 이끌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차기 대선 일자를 정하는 작업도 본격화됐다.

폴란드의회는 13일 특별회의를 열어 새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구체적인 일정 마련에도 나설 계획이다.

코모로프스키 대통령 권한대행은 폴란드 텔레비전과의 회견에서 "주요 정당들과 대선 일자를 언제로 정할 것인지 논의할 것"이라며 "결과가 도출되지 않으면 (법이 정하는 한도 내에서) 대선을 최대한 늦춰서 시행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 시기는 오는 7월 4일쯤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폴란드 헌법에 따르면 하원의장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는 날부터 14일 이내에 선거 일정을 공고해야 하며, 선거일은 공고일부터 60일 이내로 정해야 한다.

당초 10월로 예정됐던 대선에는 법과 정의당(PiS) 소속인 카친스키 대통령 외에 도널드 투스크 총리가 이끄는 시민강령(PO)의 보르니슬라브 코모로브스키 하원의장, 민주좌파동맹(SLD)의 예리치 스마이진스키(58) 하원 부의장 등이 출마할 계획이었다.

다가오는 대선에서는 카친스키 대통령의 '법과 정의당'이 동정여론으로 호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카친스키 대통령의 쌍둥이 형제인 야로슬라프 카친스키 전 총리가 아직 대선 출마 의사는 밝히지 않았지만 법과 정의당으로서는 그 말고 마땅히 후보로 내세울 만한 인물이 없는 상황. 이에 따라 카친스키 전 총리가 여당 후보로 나설 경우 동정 여론에 힘입어 대선에서 우세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폴란드 경제도 비극적인 사고의 충격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폴란드 통화 즐로티는 이날 유로화 대비 변동폭이 거의 없었으며 증시도 오히려 1%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바르샤바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