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와 타이거 우즈가 나흘 연속 함께 플레이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1,2라운드는 오거스타내셔널GC 측이 임의로 정했지만 3,4라운드 조 편성은 성적순에 따른 것이다. 보통 스코어가 나쁜 선수가 3라운드부터 먼저 출전하고,잘 친 선수일수록 나중 팀에 속한다.

최경주와 우즈는 2라운드 결과 중간 합계 6언더파로 다른 3명과 함께 공동 6위에 자리잡았다. 2명씩이 한 조를 이뤄 기량을 겨루게 되는 3,4라운드에서는 같은 스코어가 여러 명 있을 때 일찍 끝난 선수에게 나중에 플레이하도록 한다는 게 마스터스대회의 원칙이다. 최경주와 우즈는 2라운드에서 다른 3명보다 일찍 플레이를 마쳐 같은 조에 속했다.

두 선수는 3라운드에서도 약속이나 한듯 2언더파를 치며 중간 합계 8언더파를 기록했다. 1,2위를 빼고 두 선수가 공동 3위이므로 이번에도 당연히 함께 편성됐다.

최경주는 지난 4일 댈러스 집에서 오거스타로 떠나기 전 "우즈와 함께 플레이할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우즈의 복귀 무대여서 누가 우즈의 동반 플레이어가 될지 관심사였는데 최경주가 매트 쿠차(미국)와 함께 선택된 것이다.

최경주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즈와 동반 플레이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경주는 3라운드 후 "4라운드에서 또 우즈와 함께 플레이하는 것은 환상적이다. 이번 주에는 정말 결과를 의식하거나 어떤 목적을 두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고 있다. 우즈와 함께하다 보니 홀마다 최선을 다하게 된다.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다. 이건 하나의 역사"라고 말했다.

우즈 역시 최경주를 부담 없고 편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다. 최경주와 IMG 관계자는 "우즈가 'KJ 스윙을 보면 내 스윙 리듬과 게임도 좋아진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실제 3라운드 도중 우즈는 최경주에게 "내일 또 같이 치자"고 말했다.

한편 필 나이트 나이키 회장도 후원선수인 우즈를 응원하기 위해 사흘 내내 우즈-최경주조를 따라다녔다. 최경주가 잘하는 것을 보고는 회사 관계자에게 "왜 최경주 후원을 중단했느냐"고 다그쳤다고 IMG 관계자가 전했다.

한편 양용은도 필 미켈슨과 1~3라운드에서 사흘 동안 동반 플레이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