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1분기 실적발표가 호재로 작용해 뉴욕 증시가 7주 연속 상승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상당수 월가 금융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발표가 경기회복 기대감을 키워 주식 매수세를 촉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심리적 저항선 역할을 했던 다우지수 11,000선을 무난히 돌파하게 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파는' 주식시장 생리에 비춰볼 때 기업들의 호전된 실적발표를 계기로 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가 12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어닝시즌에 돌입한다. 다음 날에는 인텔이 실적을 내놓고 오는 15일에는 컴퓨터 프로세서 회사인 AMD의 실적공개가 예정돼 있다. 15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하는 세계 최대 인터넷업체 구글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에도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제너럴일렉트릭(GE)이 실적을 발표한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가량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4분기에는 S&P500 기업 중 72%가 월가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다. 시장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이번 어닝시즌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실적호전은 최근 주가 흐름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점에서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온 뉴욕 증시에 오히려 조정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미국경제의 회복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경제지표도 잇따라 나온다. 특히 14일 발표되는 3월 소매판매실적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소비추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오는 16일 발표되는 4월 소비자신뢰지수도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 미국 경제성장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살아나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14일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물가안정세가 이어져 0% 수준의 초저금리를 유지해 온 통화당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3월 산업생산 등을 통해선 기업들의 생산활동이 얼마만큼 활발해졌는지 알 수 있다.

통화 당국자들의 경기평가도 주식 시장에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3일 워싱턴에서 연설하고 다음 날에는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은행 총재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토머스 호니그 캔자스 연방은행 총재의 연설도 예정돼 있다. 4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시점에서 나오는 발언인 만큼 이를 통해 통화정책 방향을 미뤄 짐작해 볼 수 있다.

이 밖에 국채 및 국제상품 가격 움직임과 미 달러화 가치 향방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이 증가하면서 연 3.88%까지 오른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추가 상승할지 주목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