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프로그램 아세요? 중국 중앙방송(CCTV)의 메인 보도 프로그램입니다. "

지난달 26일 한국을 방문한 코스닥기업 3노드디지탈의 리우쯔슝 회장이 기자간담회 도중 벌떡 일어섰다. 3노드디지탈의 성장세를 전하는 중국 뉴스의 동영상이 상연되는 대목에서였다. 그는 중국 내에서 인정받는 회사임에도 중국기업이란 이유만으로 한국 증권사와 투자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는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차이나킹하이웨이'의 코스닥 상장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6개로 늘었다. 현재 상장절차를 밟고 있는 동아체육용품유한공사를 비롯해 내년까지 10개 정도의 중국 기업이 추가로 국내 시장에 진출할 전망이다. 하지만 '차이나디스카운트'가 주가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중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실제가치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차이나디스카운트를 어떻게 평가하고 어디까지 적용할지가 고민이다.

지난주 연합과기의 회계문제로 촉발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 동반 하락은 차이나디스카운트의 존재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감사의견 비적정 소문에 연합과기가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가 진행 중으로 감사보고 수령시 발표하겠다'는 공시를 내면서 코스닥의 중국기업들이 '유탄'을 맞은 것이다. 이는 중국 기업들의 회계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을 불러와 중국엔진집단이 -8.54% 떨어진 것을 비롯해 중국원양자원(-3.88%),중국식품포장(-4.26%) 등 업종에 상관없이 중국기업 주가가 하락했다.

차이나디스카운트가 나타나는 이유로는 무엇보다 불리한 IR(기업설명회) 여건으로 지적된다. 이상윤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은 분기별로 실적 추정치나 주요 사업 내용을 알 수 있는 데 반해 중국 기업들은 쉽지 않다"며 "생산시설이 중국에 있는 만큼 물리적으로 불리한 환경에서 기업을 알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기업의 특이한 상장구조도 이유다. 국내에 상장된 외국기업들은 중국 현지의 기업 실적이 반영되는 일종의 지주회사인 만큼,실제로 실적을 올리는 개별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국내 투자자들이 직접 들여다볼 수 없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차이나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중국 기업들에 대한 장기투자를 권장했다. 한병화 현대증권 스몰캡팀장은 "상장되는 중국 기업들이 늘어나고 관련 정보의 폭도 넓어지면서 차이나디스카운트가 해소될 때가 올 것"이라며 "그 시점에서 주가가 한 번 뛰어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