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의 펀드 환매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 들어 해외주식형,대안투자(AI)형 신규 펀드는 오히려 늘어 관심을 끌고 있다.

8일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금까지 새로 나온 펀드는 총 168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신규 펀드 수(164개)와 비슷했다. 주식형펀드는 지난해 46개가 나와 신규 펀드의 28%를 차지했으나 올해에는 35개에 그쳐 비중이 21%로 낮아졌다. 펀드당 최초설정액도 1350억원으로 지난해(1932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대신 해외주식형과 대안투자형 펀드는 증가 추세다. 올 들어 선보인 해외주식형 펀드는 총 51개로 신규 펀드의 30%를 차지해 지난해 37개(23%)보다 14개 늘었다. 주식,채권,부동산 이외에 원자재 등 실물이나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대안투자형 펀드도 52개로 지난해(27개)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최초 설정액도 2372억원으로 전체 유형 중 가장 많다.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대안투자본부를 신설하거나 인원을 보강하는 등 관련 조직을 키우고 있다.

해외주식형과 대안투자형 펀드가 늘어난 것은 국내 펀드시장이 포화상태여서 새로운 형태의 상품을 개발하기가 어려워진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너무 많은 상품이 나와 차별화된 펀드로 투자자들을 모으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주식형펀드는 현재 1331개로 대안투자형 펀드(702개)보다 600개 이상 많다. 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만 3조9874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대량 환매가 이어진 탓에 자산운용사들이 국내 주식형을 새로 만드는 데에 부담을 느낀 점도 요인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이 좋으면 기존 유형과 비슷한 펀드를 내놔도 쉽게 자금을 모을 수 있지만 올해 같이 펀드 환매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동일 유형 펀드로는 통하지 않는다"며 "그나마 새로운 유형의 상품을 통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분야가 해외펀드와 대안투자 펀드 정도이기 때문에 신규 펀드 출시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7일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4160억원이 순유출 됐다. 지난달 24일부터 17일 연속 순유출이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