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를 생산하는 독일의 다임러가 일본과 프랑스의 연합체인 르노·닛산과 3.1% 수준의 자본제휴에 합의했다. 7일 일본 재무성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다임러는 르노·닛산에 자사주 3290만주(3.1%)를 16억달러에 발행하는 한편 닛산은 르노에 8900만주를 넘기기로 결정했다. 자본 제휴 이후에도 다임러와 르노·닛산은 개별적으로 경영권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인수합병(M&A)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번 제휴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우선 규모 면에서 제휴 자동차 업체의 지난해 생산량을 합칠 경우(르노·닛산 609만대, 다임러 155만대) 현재 생산량 규모 글로벌 2위 업체인 토요타 자동차(781만대)를 위협하는 수준이 된다. 이들 자동차 업계의 연합전선 구축은 고급 자동차 시장 진입을 노리는 한국과 중국 등 신흥 자동차 강국을 견제하는 한편 소형 자동차 시장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급성장하는 중국 자동차 업계는 지리자동차가 포드로부터 볼보를 인수하며 중국 자동차 산업 사상 최초로 해외 브랜드를 보유하게 됐다. 저가형 양산차 이미지가 강한 중국 자동차 업계가 기존의 프리미엄 차량 생산국을 위협하고 있는 형국으로 이를 겨눈 전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한국 자동차 시장이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토요타 리콜 사태로 글로벌 시장에서 재도약의 계기를 잡았지만 독일과 일본, 프랑스 등 기존의 강자들이 연합전선을 펼칠 경우 국내 업계의 입지는 좁아질 수 밖에 없다. 현재 현대 자동차는 생산량 기준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6위권 수준이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