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주가 부도 우려에 휩싸이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신용평가 A등급이며 시공능력평가 35위였던 남양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소식으로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5일 건설업종 지수는 2.87% 하락하며, 코스피 업종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남광토건이 11.13% 급락한 가운데 금호산업(-8.60%), 진흥기업(-7.20%), 성지건설(-6.64%), 삼호(-5.17%), 삼부토건(-4.79%), GS건설(-4.17%), 고려개발(-3.83%), 대림산업(-3.70%) 등 대부분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충격이 당분간 건설업 주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남양건설이 지난해 1월 이뤄진 신용등급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을 정도로 재무상태가 양호했기 때문에 B등급 이하의 건설사들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분양 물량은 증가하고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건설사들의 유동성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무산, 월급 연체 등 악성소문으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전체 금융권의 부동산 PF 연체율이 2008년 6월말 3.5%에서 지난해말 6.3%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말 현재 부동산 PF 대출액은 총 82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61.8%가 은행에 몰려 있다. 대우증권은 중소 건설사들 가운데 주요 37개 업체의 PF 우발채무 잔액이 50조1000억원에 달하는데 올해 상환해야 할 PF 우발채무를 2조1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공사비와 회사채 등을 모두 합산하면 상장 중소 건설사들에게 필요한 현금은 총 5조2000억원인데 이들이 보유한 추정 현금 2조1000억원에 불과하다. 송흥익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소 건설사들의 현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현재 짓고 있는 아파트를 포함해 매각률이 20%라고 가정하면 80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되고 초기 입주율이 30%일 경우 1조원이 추가로 들어오지만 여전히 1조3000억원 이상 현금이 부족할 것으로 보여 유동성 위험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소건설사에 국한될 것으로 예상됐던 유동성 위기에 따른 주가 하락이 대형사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건설주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 이광수 한화증권 연구원은 "남양건설과 같은 충격이 일시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당분간 이어질 수 있으며 해외 수주가 많은 대형사들도 건설업황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주가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