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3일 류훙차이 신임 중국 대사의 부임을 축하하는 연회에 참석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국방위원회에서는 조선 주재 중화인민공화국 신임 특명전권 대사의 부임에 즈음해 3일 저녁 연회를 마련했다"며 "김정일 동지께서 연회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연회가 열린 장소와 구체적인 시간은 전하지 않았다. 통신은 또 같은 날 김 위원장이 만수대예술단 공연을 관람했다고 전했으나 북한 방송의 관례로 볼 때 공연 관람은 2일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정황상 김 위원장은 적어도 3일 저녁까지는 북한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대북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방중 일정을 5~8일 사이로 전망하고 있다. 오는 9일엔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2차회의가 열리는 데다,중국 최고위급 인사들의 일정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은 12일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NSS)에 참석하고 14~17일엔 제2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위해 브라질로 향한다. 후 주석은 이어 17일~18일 베네수엘라와 칠레를 방문할 예정이다.

9일부터는 시진핑 부주석이 하이난성에서 열리는 보아오 포럼에 참석한다. 대북 소식통은 "현재로선 김 위원장이 9일 이전 방중할 것으로 보이나 아예 일정을 늦춰 이달 말께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6자회담 복귀에 따른 북 · 중 간 경제협력 방안 논의가 잘 안 됐거나 천안함 침몰 사건에 따른 향후 남북간 정치 논리 등을 파악하기 위해 중국에 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3일 새벽 중국 단둥에 온 화물열차를 김 위원장이 탄 열차로 오인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대북 소식통은 "흔하지는 않지만 새벽 시간에 신의주와 단둥을 오가는 화물열차가 운행된다"며 "통상 김 위원장이 단둥역에 도착하면 마중나온 중국 측 인사들의 영접을 받는데 이번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열차는 단둥역에 정차하지 않고 바로 선양 쪽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방중이 임박할 때마다 있었던 오보 해프닝이 이번에도 반복된 셈이다.

2006년 1월 방중 당시 김 위원장은 8박9일 일정으로 이미 중국을 방문하고 북한으로 돌아갔으나 언론은 이 사실을 모른 채 김 위원장이 중국에 계속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