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시민배심원제의 위력…당원표 앞선후보 '추풍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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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신인이 20년 토박이 눌러
배심원 1표가 당원 7표이상 '파괴력'
"신인 등용문" VS "미인대회" 논란
배심원 1표가 당원 7표이상 '파괴력'
"신인 등용문" VS "미인대회" 논란
"시민공천배심원제의 위력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
민주당이 지난 3일 전국에서 처음 시민공천배심원제를 적용한 서울 은평구 구청장 경선 결과에 술렁이고 있다.
당원 조사에서 뒤진 후보가 배심원단 투표에서 역전승한 결과를 놓고 시민배심원제의 위력이 예상을 뒤엎는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100명 안팎의 배심원단 투표와 수천명의 당원 투표를 동률로 반영한 데 대해 당원 표심의 왜곡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향후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민주당의 서울 은평구 구청장 경선 결과 정치 신인인 김우영 후보가 서울 시의원 출신으로 은평구 20년 토박이인 김성호 후보를 누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지역 연고가 없는 40세의 김 후보 승리엔 시민공천배심원제가 결정적이었다. 김우영 후보는 6000명가량인 은평구 당원 대상 여론조사에서 43.2%로 56.8%를 얻은 김성호 후보에게 13.6% 뒤졌다. 하지만 118명으로 구성된 시민배심원단 투표에서는 74표(62.7%)로 44표(37.3%)에 그친 김성호 후보를 30표차로 제쳤다.
당원 여론조사와 배심원단 투표 결과를 같은 비율로 반영한 최종 득표율에서 52.95%를 획득,사실상 후보로 확정됐다. 당원 투표자가 1300여명인 점을 감안할 때 200여 표차를 배심원단의 30표로 뒤집어 사실상 배심원단 1표가 당원 7표 이상의 파괴력을 보여준 것이다.
때문에 시민배심원제를 둘러싼 민주당 내 논란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그간의 지역 활동보다 언변 있는 정치 신인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식으로 드러나 '미인 대회'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중앙당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승리한 김 후보는 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미경 사무총장(은평구갑)의 보좌관 출신이다.
한 관계자는 "당원 여론에 대한 왜곡이 심하다는 지적과 함께 배심원제가 중앙당이 특정 후보를 밀기 위한 방편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광주광역시를 비롯해 성남 전남 등 전국 13개 지역을 시민배심원제 지역으로 확정했으며 추가 적용 대상을 추진 중이다. 우상호 대변인은 "후보 결정권을 누구에게 줄 것이냐를 두고 여러 고민 끝에 배심원제라는 진화된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라며 "일부 지적이 있지만 정치 신인 등용과 흥행성 등 순기능이 더 많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민주당이 지난 3일 전국에서 처음 시민공천배심원제를 적용한 서울 은평구 구청장 경선 결과에 술렁이고 있다.
당원 조사에서 뒤진 후보가 배심원단 투표에서 역전승한 결과를 놓고 시민배심원제의 위력이 예상을 뒤엎는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100명 안팎의 배심원단 투표와 수천명의 당원 투표를 동률로 반영한 데 대해 당원 표심의 왜곡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향후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민주당의 서울 은평구 구청장 경선 결과 정치 신인인 김우영 후보가 서울 시의원 출신으로 은평구 20년 토박이인 김성호 후보를 누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지역 연고가 없는 40세의 김 후보 승리엔 시민공천배심원제가 결정적이었다. 김우영 후보는 6000명가량인 은평구 당원 대상 여론조사에서 43.2%로 56.8%를 얻은 김성호 후보에게 13.6% 뒤졌다. 하지만 118명으로 구성된 시민배심원단 투표에서는 74표(62.7%)로 44표(37.3%)에 그친 김성호 후보를 30표차로 제쳤다.
당원 여론조사와 배심원단 투표 결과를 같은 비율로 반영한 최종 득표율에서 52.95%를 획득,사실상 후보로 확정됐다. 당원 투표자가 1300여명인 점을 감안할 때 200여 표차를 배심원단의 30표로 뒤집어 사실상 배심원단 1표가 당원 7표 이상의 파괴력을 보여준 것이다.
때문에 시민배심원제를 둘러싼 민주당 내 논란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그간의 지역 활동보다 언변 있는 정치 신인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식으로 드러나 '미인 대회'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중앙당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승리한 김 후보는 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미경 사무총장(은평구갑)의 보좌관 출신이다.
한 관계자는 "당원 여론에 대한 왜곡이 심하다는 지적과 함께 배심원제가 중앙당이 특정 후보를 밀기 위한 방편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광주광역시를 비롯해 성남 전남 등 전국 13개 지역을 시민배심원제 지역으로 확정했으며 추가 적용 대상을 추진 중이다. 우상호 대변인은 "후보 결정권을 누구에게 줄 것이냐를 두고 여러 고민 끝에 배심원제라는 진화된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라며 "일부 지적이 있지만 정치 신인 등용과 흥행성 등 순기능이 더 많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