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美 무역수지 11년만에 적자…美 통상압박 겹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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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간 5억3000만弗
한국은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미국을 상대로 5억3000만달러의 무역'적자'를 냈다. 3월 하순 실적이 집계되지 않아 최종 결과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적자폭이 큰 만큼 월간 단위로도 무역적자일 가능성이 크다. 대미(對美) 무역수지가 적자를 낸다면 1999년 3월(100만달러 적자)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최근 한국에 자동차 및 쇠고기 수입 확대를 강도 높게 요구하는 등 통상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대미 무역 흑자 기조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미국제품 수입 늘어
한국은 그동안 미국과의 무역에서 짭짤한 재미를 봤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한창인 작년에도 86억달러 이상 흑자를 올렸고 올해도 1~2월에는 3억~5억달러가량 흑자를 냈다.
하지만 3월 들어 '이변'이 생겼다. 지식경제부가 지난 1일 발표한 '3월 수출입동향'을 보면 지난달 20일까지 상당폭의 적자를 기록한 것.지난달 전체적으로 한국의 무역흑자가 22억달러에 육박한 것과 대비된다.
대미 무역수지가 악화된 것은 수출보다 수입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1~20일 대미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0.4% 증가한 반면 수입은 119.6%나 뛰었다.
수입 품목별로 보면 항공기 및 부품(743.5%),반도체 제조용 장비(404.9%),정밀기계(230.5%)가 큰 폭으로 늘었다. 또 미국이 최근 통상압력을 강화하고 있는 자동차(58%)와 농 · 축산물(71%)도 대폭 상승했다.
◆구조적으로 정착될까
아직까지는 대미 무역적자는 '일시적 현상'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국내 경기가 미국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미국으로부터 수입이 미국으로의 수출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결과일 뿐"이라며 "추세적 현상으로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쪽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게 변수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의회에 제출한 '2010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법을 직접 지목해 한국의 자동차 연비 규제가 무역장벽이 될 수 있으며,이와 관련해 한국 측과 실무협의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15년까지 '리터(ℓ)당 17㎞ 이상' 또는 '㎞당 140g 이하'인 한국의 자동차 연비 기준이 미국 기준(ℓ당 15㎞ 이상)보다 엄격해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출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1일(현지시간) 자국의 자동차 연비 기준을 'ℓ당 15㎞ 이상'으로 확정한 상태다. USTR 보고서는 또 한국의 쇠고기 시장 개방 확대가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의 핵심 쟁점임을 분명히했다.
이 같은 지적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지난 1월 의회 연설에서 5년 내 수출을 2배로 늘리겠다며 '수출 드라이브'를 건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단순한 '수사'에 그치지 않을 공산이 크다.
반면 우리 정부는 굳이 조급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한국의 자동차 연비 규제가 국내 업체와 미국 업체를 차별한다면 문제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도 "지난해 국장급 실무협의에서 미국 측 입장을 들었고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반영할 게 있으면 반영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을 뿐 구체적인 진전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주용석 기자/워싱턴=김홍열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최근 한국에 자동차 및 쇠고기 수입 확대를 강도 높게 요구하는 등 통상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대미 무역 흑자 기조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미국제품 수입 늘어
한국은 그동안 미국과의 무역에서 짭짤한 재미를 봤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한창인 작년에도 86억달러 이상 흑자를 올렸고 올해도 1~2월에는 3억~5억달러가량 흑자를 냈다.
하지만 3월 들어 '이변'이 생겼다. 지식경제부가 지난 1일 발표한 '3월 수출입동향'을 보면 지난달 20일까지 상당폭의 적자를 기록한 것.지난달 전체적으로 한국의 무역흑자가 22억달러에 육박한 것과 대비된다.
대미 무역수지가 악화된 것은 수출보다 수입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1~20일 대미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0.4% 증가한 반면 수입은 119.6%나 뛰었다.
수입 품목별로 보면 항공기 및 부품(743.5%),반도체 제조용 장비(404.9%),정밀기계(230.5%)가 큰 폭으로 늘었다. 또 미국이 최근 통상압력을 강화하고 있는 자동차(58%)와 농 · 축산물(71%)도 대폭 상승했다.
◆구조적으로 정착될까
아직까지는 대미 무역적자는 '일시적 현상'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국내 경기가 미국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미국으로부터 수입이 미국으로의 수출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결과일 뿐"이라며 "추세적 현상으로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쪽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게 변수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의회에 제출한 '2010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법을 직접 지목해 한국의 자동차 연비 규제가 무역장벽이 될 수 있으며,이와 관련해 한국 측과 실무협의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15년까지 '리터(ℓ)당 17㎞ 이상' 또는 '㎞당 140g 이하'인 한국의 자동차 연비 기준이 미국 기준(ℓ당 15㎞ 이상)보다 엄격해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출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1일(현지시간) 자국의 자동차 연비 기준을 'ℓ당 15㎞ 이상'으로 확정한 상태다. USTR 보고서는 또 한국의 쇠고기 시장 개방 확대가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의 핵심 쟁점임을 분명히했다.
이 같은 지적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지난 1월 의회 연설에서 5년 내 수출을 2배로 늘리겠다며 '수출 드라이브'를 건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단순한 '수사'에 그치지 않을 공산이 크다.
반면 우리 정부는 굳이 조급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한국의 자동차 연비 규제가 국내 업체와 미국 업체를 차별한다면 문제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도 "지난해 국장급 실무협의에서 미국 측 입장을 들었고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반영할 게 있으면 반영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을 뿐 구체적인 진전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주용석 기자/워싱턴=김홍열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