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전고점 돌파의 불씨를 지핀 정보기술(IT) 관련주(株) 주가 향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참여자들 입장에서는 증시에서 불문율로 통하는 추격 매수 필패론을 깨고 매수에 나서야 할지 아니면 일단 관망한 뒤 진입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질수 밖에 없는 시점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높아진 가격부담에도 불구하고 추격 매수에 한표를 던지고 있다. 적어도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전망치가 발표되는 오는 7일전까지는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2일 "국내 내수경기는 여전히 부진하고, 유일한 매수주체인 외국인의 수출주에 대한 편애도 여전하다"면서 "따라서 최근 상승폭 확대에도 불구하고 IT나 자동차, 조선 등 수출주 중심의 시장 대응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최근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원가부담이 자동차나 조선 등 여타 수출업체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그렇다면 가격 부담에도 IT 업종에 대한 추격매수가 오히려 나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장주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사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구자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영업실적은 올 3분기까지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4월 1일 종가(84만5000원) 대비 19.5%의 상승여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목표주가도 101만원을 유지했다.

김영준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삼성전자 주가가 100만원을 돌파할 것이라며 목표주가 105만원을 제시했다. 당분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 근거다.

신영증권은 현재 국내증시는 하반기 강세장을 대비한 바닥다지기에 돌입한 상태라며 IT, 자동차, 유통, 인터넷 게임주를 축적할 시기라고 밝혔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넘어서면서 적립식 펀드의 확장기에 대거 유입된 펀드의 환매 압력이 커지고 있어 이를 소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거 경기선행지수가 하강하는 초기 국면에 증시가 강세를 보인 적이 거의 없다는 점도 당분간 바닥다지기 국면이 진행될 것이란 근거로 제시했다.

김 팀장은 "앞으로 3개월 코스피지수는 1520~1780선의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하반기 강세장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반기 이후 장기강세장 시작론은 더욱 강해지고 있지만 2분기 중에 기존의 박스권을 크게 상향 돌파하는 강세장 전개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지수 편입과 삼성생명 상장 이후 증시자금의 이동, 경기선행지수 하강의 증시영향 약화 여부 등으로 6월이 증시향방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는 실적 기대감으로 완만한 상승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후에는 상승강도가 완화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중국 수출확대를 기반으로 하반기 강세장에 대비해 IT와 자동차, 유통, 인터넷, 게임 관련주를 축적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