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절상률이 세계 주요 통화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과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해말 이후 이달 1일까지 달러화에 대한 원화 절상률은 3.4%를 기록했다. 원화를 포함해 일본 엔화와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호주 달러화, 뉴질랜드 달러화, 태국바트화, 대만 달러화, 홍콩 달러화, 싱가포르 달러화, 중국 위안화 등 주요 11개국 통화 가운데 절상률이 가장 높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164.50원이었지만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이면서 1일에는 1126.40원으로 떨어졌다. 하락폭은 38.10원에 달했다. 태국 바트화의 절상률이 3.1%로 원화의 뒤를 이었고 호주 달러화는 2.5%였다. 대만 달러화와 싱가포르 달러화는 각각 1.3%와 0.4%, 중국 위안화는 변동이 없었다. 반면 유로화는 5.8% 절하됐고, 영국 파운드화도 5.6% 절하됐다. 주요 수출 경쟁국인 일본 엔화도 1.6% 절하됐다. 원화에 대해 약세인 달러화가 엔화에 대해서는 강세를 나타내면서 엔화 대비 원화의 절상률은 5%에 달했다. 원.엔 고시 환율은 작년 말 100엔당 1,264.66원에서 이달 1일 1,204.45원으로 60.21원 급락했다. 이는 2008년 10월14일 1,179.00원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이다. 원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는 것은 해외에서 달러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21억9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올 들어 두 달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의 주식순매수 규모는 6조4천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외국인은 채권 시장에서도 5조원 이상 순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풍부한 외화 유동성에 힘입어 당분간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외환당국의 대응이 없다면 1,000원선을 위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원화가 달러화와 엔화에 대해 동반 강세를 보이면서 수출 경쟁력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원화 강세는 수출제품 가격 결정력이 낮은 중소수출기업의 수익성 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수출제품이 일본 기업과 경쟁 관계에 있다면 원.엔 환율 하락으로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등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일본 기업이 엔저에 힘입어 수출제품의 가격을 낮출 여지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