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조일훈의 Biz View] 삼성, 물량 달려 하이닉스에 주문타진…IT, 10년만의 '빅 모멘텀'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PC·디지털 신제품 수요 폭발
    1분기 노트북 판매 40% 늘어
    반도체 호황 연말까지 이어질듯
    지난달 하이닉스반도체 영업마케팅본부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자는 삼성전자 내 PC 제조를 담당하고 있는 IT솔루션사업부.요지는 PC에 들어가는 D램을 구매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세계 최대 D램 메이커인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경쟁사인 하이닉스에 반도체를 주문한 것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1983년 창사 이래 삼성전자로부터 주문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고 전했다. 가뜩이나 고객들의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던 하이닉스 측은 약간의 망설임 끝에 삼성의 요청을 거절했다.

    한국 반도체업계를 같이 짊어지고 간다는 동류의식에 선발주자인 삼성전자의 심기를 건드려서는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도 있었지만 기존 고객들의 다급한 사정을 감안하면 들어주기 힘든 사안이었다.


    ◆다급한 PC…느긋한 반도체

    삼성전자 세트부문이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쩔쩔매고 있는 상황은 최근 반도체 경기의 흐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난 29일 취임 기자회견을 가진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은 "100개를 주문받으면 60개밖에 내주지 못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2007년 4분기 이후 극심한 침체국면에 빠져 있던 반도체 시황은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본격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올 들어 만개하고 있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움츠러들었던 기업들의 투자가 살아나기 시작한 데다 침체 뒤에 찾아오는 '스프링 효과'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7 출시,연초 인텔의 신형 중앙연산처리장치(CPU) 출시가 주요 기업들의 PC 교체 주기와 맞물리면서 반도체시장엔 가수요 현상까지 생겨나고 있다. 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CEO)도 "그동안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한동안 설비 투자를 하지 않아 PC 등 IT인프라가 상당히 노화돼 있다"며 "올해 기업들이 상당한 규모로 PC를 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레노버 휴렛팩커드(HP) 델 등 세계 주요 PC 메이커들의 반도체 재고물량은 지난 1월만 해도 4주분에 달했으나 이달엔 3주분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PC가 팔려나가는 속도에 비해 재고 확보가 느리다는 얘기다. 때문에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를 찾아오는 고객사들의 '레벨'도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부장급이나 초급 임원들이 방문했지만 요즘엔 고위 임원이나 구매부문 최고경영자(CPO)까지 직접 나서고 있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신들의 생산계획을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물량을 달라고 하지만 워낙 주문이 몰려들어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방문 횟수도 종전 보름에 한 번꼴에서 일주일에 2회 정도로 훨씬 잦아졌다.


    ◆전망치 웃도는 판매실적

    그렇다면 최근 반도체 경기 호황은 일시적인 것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적어도 연말까지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01년 밀레니엄 특수 이후 이렇다할 모멘텀이 없었던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PC교체 수요가 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경기회복세로 개인과 기업들의 PC 교체 수요 증가,아시아와 남미 등 신흥시장의 성장 등으로 세계 PC 시장규모는 지난해보다 17%가량 늘어난 3억66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이서플라이와 IDC 등 주요 시장조사업체도 올해 PC 시장이 약 12~14%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실제 PC기업들의 1분기 실적은 이 같은 전망을 훨씬 웃돌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1분기 노트북 판매량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무려 40% 정도 늘어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판매증가율이 부진한 데스크톱을 포함한다 하더라도 20% 이상의 신장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PC시장의 약진은 계절적인 교체 수요 외에 PC 성능 자체의 업그레이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TV 디지털카메라 등과의 호환성이 좋아지고 3D 사양 등 첨단 기능들을 흡수하면서 PC의 효능이 상대적으로 더욱 부각되고 있는 반면 가격은 하향안정세를 띠고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휴대폰 전자책 등 디지털 기기들이 아무리 위세를 떨친다 하더라도 세계 반도체경기를 움켜쥐고 있는 업종은 PC"라며 "10년 만에 찾아온 PC 호황이 세계 IT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 차장 jih@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K-GX는 기후정책 넘어 산업전략…정밀한 증거기반 정책이 핵심”

      [한경ESG] 넷제로 인텔리전스 국제포럼넷제로 달성을 위한 ‘정밀 정책’과 ‘증거기반 실행’이 한국형 녹색전환(K-GX)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2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카이스트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이 주최하고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한 ‘넷제로 인텔리전스 국제포럼’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GX(그린 트랜스포메이션, 녹색 전환) 추진 현황을 공유하고, 탄소가격제·배출권거래제(ETS) 안정화, 자발적 탄소시장(VCM) 신뢰 제고, 전환금융 조달 및 거버넌스 설계를 집중 논의했다.개회 발언에 나선 엄지용 카이스트 녹색성장기술대학원 교수는 “K-GX는 단지 기후 정책이 아니라 산업전략과 국가경쟁력을 새롭게 설계하는 전환 프로젝트”라며 “의욕만으로는 부족하고 책임성과 정책 효과를 담보하는 증거기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넷제로 인텔리전스’를 “정책 효과를 통합적으로 분석해 최적의 실행 효과를 도출하고, 탄소중립 정책의 정밀성을 높이는 지능형 의제”로 규정하며 녹색혁신과 시장혁신을 포럼의 핵심 화두로 제시했다.탄소가격·VCM·녹색산업정책…도구는 갖췄다, 관건은 설계기조강연에 나선 조세프 앨디 하버드 케네디스쿨 교수는 녹색대전환의 핵심 도구로 탄소가격제(carbon pricing), 자발적 탄소시장(VCM), 녹색산업정책을 꼽았다. 그는 “공공과 민간이 함께해야 정책·기술·시장 혁신이 가능하다”며 “배출 감소는 필요조건이지만, 사회적 지지를 얻으려면 녹색전환이 경제적 기회로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특히 앨디 교수는 탄소가격제가 기술혁신을 촉진하는 메

    2. 2

      中서 기회 찾는 韓 기업…'이혁준호' 중국한국상회 출항 [차이나 워치]

      27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쿤룬호텔. 이날 호텔 연회장 인근에선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혁준 현대차 중국법인 총재의 중국한국상회 회장 선출을 축하하고 응원하는 박수였다.현장에 참석한 한 한국 기업 대표는 "한국과 중국 외교 관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며 "이 신임 회장이 어렵고 중요한 시기에 중국에서 사업하는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자리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이날 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는 중국한국상회 정기 총회를 열고 1년 임기의 새 회장으로 이 총재를 선임했다.이날 총회에는 양걸 중국 삼성 전략협력실 사장(전 중국한국상회 회장)과 노재헌 주중한국대사를 포함해 김진동 주중한국대사관 경제공사, 박대규 주중한국대사관 상무관, 권순기 중국아주경제발전협회장, 윤도선 CJ 차이나 고문, 박요한 대한항공 중국지역본부장, 전영도 아시아나항공 중국 대표, 황영신 LG화학 중국 대표, 박태준 풀무원 중국 대표, 김경선 CJ 차이나 총재 등 중국 진출 주요 한국 기업 대표 60여명이 참석했다.이 신임 회장은 취임사에서 "첨단기술 고도화를 이룬 중국과 수평적 기술 협력 그리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으면 한·중 관계에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여전히 한국에 전략적 중요성을 갖춘 시장"이라고 말했다.이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양국 정상이 두 차례 정상회담을 하면서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의 중요성을 명확하게 보여줬다"며 "이같은 한·중 양국의 신뢰와 존중을 기반으로 한국 기업들이 더 넓은 시장과 기회를 발굴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3. 3

      현대차, 새만금에 '로봇 클러스터' 구축…"7만명 고용창출 효과"

      현대자동차그룹이 바다를 막아 조성한 전북 군산 새만금에 미래 혁신 거점을 조성한다. 9조원을 투입해 2029년까지 로봇 제조 공장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물을 전기로 분해해 청정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플랜트 등을 짓는다. 2010년 새만금 간척지가 조성된 이후 최대 규모 투자다. 미국의 관세 폭탄이 촉발한 ‘한국 제조업 공동화’ 우려를 없애는 동시에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 균형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본지 2025년 12월 8일자 A13면 참조현대차그룹은 27일 새만금 컨벤션센터에서 정부, 전북특별자치도와 ‘새만금 로봇·수소·AI시티 투자협약(MOU)’을 맺었다. 현대차그룹은 AI 데이터센터(5조8000억원)와 로봇 제조 및 부품 클러스터(4000억원), 수전해 플랜트(1조원), 태양광 발전(1조3000억원), AI 수소 시티(4000억원) 등을 이곳에 세우기로 했다. 전체 부지 규모는 축구장 157개 크기인 112만4000㎡에 달한다.현대차는 새만금에서 생산한 수소 및 태양광 에너지로 로봇 생산과 AI 데이터센터 구동에 필요한 전력을 조달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가 일자리 7만1000개를 창출하고 16조원에 달하는 경제 유발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새만금 방조제 공사는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이 세운 현대건설이 맡았다. “할아버지(정 창업회장)가 만든 간척지에 손자(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가 공장을 세우는 셈”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현대차그룹이 새만금에 대대적 투자를 시작한다”며 “정주영 회장님도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