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30일 장중 1700선을 돌파했다.

해군 초계함 침몰이라는 돌발변수의 영향이 다소 진정된 가운데 실적 개선 전망을 바탕으로 한 외국인 매수세 등 기존 상승 요인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제 증권업계의 관심은 추가 상승을 위한 근거로 모아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발표되는 국내외 경제지표들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올 경우 기업들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하기까지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외국인 매수기조 근거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한국 증시 상승을 주도한 외국인의 매수 배경에 경기 회복 기대를 바탕으로 한 미국 증시 안정이 있다는 점은 특히 미국 경제지표가 중요한 이유로 꼽혔다.

미국 경제지표는 대체로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 발표되는 미국 ISM(공급관리협회) 제조업지수는 블룸버그 예상치 기준으로 57.0으로 추정돼, 전월 56.5 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중국 제조업 지표가 확장 기조를 이어갈 전망인 가운데, 미국 3월 고용동향도 긍정적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블룸버그 컨센서스에 따르면 3월 비농업부분 취업자수는 19만명 증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남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정부 재정 이슈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민간부문의 자생적 회복이 절실한 상황에서 미국의 고용지표 개선은 투자자들에게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용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고용부문 지표가 뚜렷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점이 가장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경제지표로는 오는 31일 발표되는 2월 산업생산과 경기선행지수 등이 중요한 지표로 꼽혔다. 업계에 따르면 두 지표는 지난해 12월을 정점으로 전년 동월 대비 둔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국내 경기 모멘텀(계기) 둔화 우려가 이미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이 됐기 때문에 주가 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확률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선행지수의 하락폭에 따라 투자심리가 엇갈릴 수 있다"면서도 "이번 경기선행지수 하락은 경기회복 과정에서 겪는 소순환 사이클 내의 조정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하락세가 나타난다고 해도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경제지표 발표에 힘입어 한국 증시가 추가 상승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은 보다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애널리스트는 "주 중반 이후 미국에서 긍정적인 경기지표가 발표되고 국내기업의 1분기 실적 기대까지 맞물려 코스피 지수가 연중 고점 돌파를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 측면에서 미국과 영국 등 선진 증시가 이미 연중 고점을 경신한 가운데 키높이 맞추기 차원에서도 연중 고점 수준까지의 반등은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았던 소비와 고용이 뚜렷한 개선세를 보일 경우 앞으로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는 세계 증시에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경제지표의 표면적 결과 뿐 아니라 세부항목을 살펴보고 경제 흐름을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영자 측면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작년 4분기 이후 미국 ISM 제조업지수가 시장의 변곡점을 만들어왔다"며 "3월 신규 주문과 생산이 전월 대비 얼마나 만회됐는지를 확인해 질적으로 어느 수준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5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0.49% 오른 1700.36을 기록 중이다.
[초점]증시 추가상승 여부 관심…경제지표 '주목'
[초점]증시 추가상승 여부 관심…경제지표 '주목'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