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사진)는 '한국의 파워 블로거'로 불린다. 자신의 블로그(http://jkl123.com)에 정부정책 교육문제 등에 대한 글을 올려 뜨거운 논쟁을 만들어 내기로 유명하다. 2008년 1월엔 '걱정이 앞서는 대운하산업'이란 시론을 올렸다가 접속자가 너무 많아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보수냐 진보냐는 이념을 떠나서 진지하게 대중들과 소통하는 게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언제,어떻게 블로그를 열었는지.

"2006년 초께 만들었다. 제자 중 한 명이 인터넷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보고 좋다고 생각했다. 주로 제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만들었는데 사회적 이슈가 많이 제기돼 이에 대한 글도 올리고 있다. "

▼반응은 어떤가.

"제자나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블로그를 찾고 있다. 그러다보니 좋은 평가를 내리는 댓글이 주로 실리고 있다. 하지만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도 가끔은 찾아 온다. 그런 사람도 환영한다. "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생각이 다른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막말을 하는 사람도 가끔은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과격한 대응은 하지 않기로 원칙을 정했다. 논쟁이 붙어 분위기가 지나치게 달아 오를 때는 참 답답하다. 그때는 가라앉을 때까지 참고 기다린다. "

▼댓글을 지운 적도 있었는지.

"지금까지 서너 번 지운 것 같다. 이념의 차이 때문에 지운 것은 하나도 없다. 자신의 글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글을 퍼와서 아주 길게 올려 놓은 것은 삭제했다. 또 광고나 선전용 댓글을 홈페이지 관리 차원에서 지웠고 특정 종교의 입장에서 다른 종교를 비난하는 경우에도 삭제했다. "

▼파워 블로거라는 별칭이 있던데.

"전공이 경제학인데 경제학 중에서 미시,재정학을 주로 연구했다. 재정학을 담당하고 있는 점은 여러 측면에서 비교우위가 있다. 먼저 재정학 전공자들이 많지 않아 화두가 참신하다는 평가를 종종 받기도 한다. 예를 들면 특목고 학생이 과외를 받는 것을 '위치재'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위치재란 남들보다 조금 더 좋은 것을,남들보다 조금 더 비싼 것을 가지고자 하는 욕구에서 소유하는 걸 말한다. 특목고에 들어가기도 어려운데 거기에서 과외를 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어깨를 타고 있다는 기분을 준다. 이렇게 접근하면 많은 사람들이 새롭다는 반응을 내놓는다. "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처럼 똑같이 할 생각이다. 제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꾸준히 쓸 계획이다. 사회적 이슈가 발생해 글을 쓰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위기의식이 생기면 시론을 올리겠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 글을 올릴지는 잘 모르겠다. "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