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이 지수 상승률의 두 배가량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힌 기업은 총 41개사다. 이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28개사는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공시한 후 최근까지(18일 종가 기준) 주가가 평균 5.25%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평균 상승률(2.24%)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코스닥 상장 기업 13개사의 평균 주가 상승률도 5.02%로 코스닥지수 평균 상승률(2.77%)을 크게 웃돌았다.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관리하겠다는 목적은 일단 달성한 셈이다.

주가 상승률이 가장 큰 기업은 녹십자홀딩스였다. 이 회사는 지난 1월26일 우선주 약 15만주를 자사주로 매입하겠다고 밝힌 이후 녹십자홀딩스1우와 녹십자홀딩스2우가 각각 33.75%,28.0% 급등했다. 자회사인 녹십자가 작년 4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것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2.31%에 불과했다.

팅크웨어는 1월18일 자사주 매입 공시 이후 주가가 18.49% 뛰었다. 이 밖에 조광피혁(17.85%) 아비스타(15.56%) 동양피엔에프(14.86%) 대교(12.97%) 에스지에이(12.19%) 이노칩(11.67%) 네오위즈게임즈(10.03%)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센터장은 "자사주 매입은 수급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요인이고,회사 현금 흐름이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주가 상승에 호재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한편 진로 태영건설 등 일부 기업은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음에도 주가가 오히려 떨어졌다. 진로는 자사주 50만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밝혔지만 주가는 1.37% 하락했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 급감한 영향이 컸다. 태영건설 역시 건설경기 부진 탓에 지난해 순이익이 6.2% 감소,주가가 3.83% 떨어졌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