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코브:슬픈 돌고래의 진실' 시호요스 감독

"처음 이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배와 동물에 관한 것이나 당신을 죽일만한 게 관련된 영화는 만들지 마라'는 조언을 하더군요."

일본의 작은 마을 타이지에서 벌어지는 돌고래 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 '더 코브 : 슬픈 돌고래의 진실'로 올해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루이 시호요스 감독이 17일 한국을 찾았다.

영화는 유명 돌고래 조련사였으나 이제는 돌고래 보호에 앞장서는 릭 오배리와 함께 매년 2만3천 마리의 야생 돌고래가 무분별한 포획 활동으로 죽어가는 일본의 작은 마을 타이지에 잠입해 잔혹한 현장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국제포경위원회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본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돌고래 사업의 중심지다.

국제포경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상업적 포경은 전 세계에서 금지됐지만 돌고래는 '작은 고래'로 분류돼 포획이 허용되기 때문이다.

포획된 돌고래들은 쇼를 위한 것과 식용을 위한 것으로 구분돼 팔려나간다.

이날 오후 환경재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호요스 감독은 많은 바다 생물이 수은과 카드뮴 등 각종 중금속에 오염돼 있고 상위 포식자인 돌고래 역시 독성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고래고기를 먹는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인이 직면할 수 있는 오염 문제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는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와 핫독스 다큐멘터리 영화제, 시드니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는 등 많은 영화제에서 수상한 데 이어 오스카 트로피까지 차지하면서 화제를 만들었다.

시호요스 감독은 "아직도 빚이 250만 달러가 있다"며 "돈을 내고 볼 기회가 있다면 많이 봐달라"며 웃었다.

"도쿄 영화제에서 기자회견을 할 때는 '아바타'보다 많은 기자가 몰려 왔었죠. 많은 상을 받기도 했지만 최고의 보상은 사람들이 더 이상 고래 고기를 먹지 않게 되는 겁니다.

상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겠죠."
그는 "타이지 사람들은 이 영화가 상영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도쿄영화제 상영 당시 타이지 시장과 우리를 감시하던 사람들, 돌고래 사냥꾼과 변호사들도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본 사람 전체를 비난하기 위한 영화는 아니다"며 "6월에 일본에서 개봉하게 되면 많은 사람이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돌고래는 사람을 구할 줄 아는 유일한 야생 동물입니다.사람보다 큰 두뇌가 있고 높은 지각 능력도 있죠. 대단히 사회적인 동물이어서 평생을 엄마와 자녀가 함께 보냅니다.이런 동물을 수족관에 가두고 수준 낮은 쇼를 시키는 것은 우리 인간에게 그런 것을 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와 환경재단 서울환경영화제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시호요스 감독은 찰스 햄블턴 프로듀서와 함께 이날 울산을 방문해 고래고기 판매 밀집지역과 고래박물관을 찾을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eoyy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