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휴대전화나 전기자동차 등의 2차 전지 원료인 리튬을 놓고 일본과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2015년까지 바닷물에서 리튬을 추출해내는 것을 상용화하려는 한국의 시도는 전문가들에게 다소 공상과학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는 리튬이온전지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을 증대시키고 있다"고 풀이했다.

2차 전지의 원료로 사용되는 리튬은 전세계에 410만t이 있으나 휴대전화, 노트북, 전기자동차의 수요가 늘면서 십수년 내에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비해 한국 국토해양부는 포스코와 공동으로 300억원을 투자해 바닷물을 이용해 리튬을 대량 생산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FT는 "중국은 리튬을 일부 보유하고 있으나 한국과 일본은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는 지난해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을 세계 최대 리튬 보유국인 볼리비아에 보내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소개했다.

이에 맞서 일본의 무역회사들이 세계 최대 매장지로 추정되는 볼리비아 우유니 호수에서 리튬 추출을 모색하고 있고 도요타자동차가 일부 지분을 갖고 있는 한 회사는 일본 정부로부터 저금리 융자를 받아 아르헨티나 리튬-칼륨 개발사업의 지분 25%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포스코도 중남미의 리튬 확보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멕시코, 칠레에서 리튬 추출 프로젝트 지분을 인수하려 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 신문은 "일본 과학자들은 30년 간 바닷물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상용화 비용이 5배나 높아 기다리고 있다"면서 "전기차가 확산돼 바닷물에서 리튬을 뽑아내야 할 정도가 되면 상용화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