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독감에 효과..한국 글로벌 바이오신약 1호 될것"

이르면 내년 중에 국내 바이오기업이 개발한 독감 항체치료제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은 다양한 인플루엔자를 치료·예방할 수 있는 항체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곧 국내 임상시험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셀트리온은 이날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종합 독감 항체치료제'(Super Flu-antibody Therapy) 개발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발현황을 발표했다.

항체치료제는 인체의 면역반응에 작용하는 항체를 이용한 바이오의약품으로 현재 항암제와 류머티스성 관절염 치료제 등 고가의 항체치료제 시장이 형성돼 있다.

반면 '타미플루'나 '리렌자' 같은 항바이러스제는 화학 합성으로 생산된 의약품이다.

회사가 실시한 동물실험 결과 이 항체치료제는 여러 계절독감과 조류독감, 신종인플루엔자 등 다양한 독감바이러스를 억제해 우수한 치료 및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

서정진 셀트리온 대표이사는 "신종인플루엔자뿐 아니라 계절독감, 조류독감 등에 모두 효과를 나타내는 '슈퍼항체'를 개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하고 "독감 항체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크루셀이나 하버드대에 비해 더 빠르게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독감 항체치료제 개발은 셀트리온이 주도하며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일본 도야마대학 연구소(SCW) 등 국내외 전문 기관이 협력하고 있다 .
연구진은 신종플루에 걸린 환자의 혈청에서 얻은 항체 가운데 여러 가지 독감바이러스를 공통적으로 억제하는 후보 항체를 찾아냈으며 세포주실험과 동물실험을 거쳐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셀트리온은 우선 국내 임상시험을 시작한 후 해외 개발을 모색하되, 이르면 내년초 임상시험을 마치는 대로 상업화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번 항체치료제가 다양한 독감에 효과적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기존 항바이러스제가 듣지 않는 환자나 중증 환자에게도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전세계적으로 매년 8억명이 각종 독감에 걸리고, 이 가운데 약 800만명이 입원치료를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시장규모도 매년 수천억~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1회당 수십만원이 넘는 고가인 항체치료제의 특성을 고려할 때 독감치료제로서 경제성이 있느냐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서 대표는 "치료제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국내 최초로 '글로벌 바이오 신약' 개발에 성공하는 것이자 한국 바이오제약산업이 세계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가격을 최대한 낮춰 보급형 독감치료제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