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사이드] 김연아의 유일한 자격증은 '피겨 8급'
'김연아는 피겨 8급?'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딴 '피겨여제' 김연아(20 · 고려대)가 실제로는 단 하나의 자격증만 갖고 있다. 대한빙상연맹 공인 피겨 8급 인증서가 그것.김연아는 2007년 시니어 무대에 데뷔하기 전 피겨 최고 등급인 8급을 땄다. 바둑으로 치면 최고 등급인 9단.

대한빙상경기연맹 피겨 싱글 스케이트 규정(제2조 1항)에 따르면 피겨 선수 등급은 초급부터 8급까지 9개로 나눠진다. 빙상경기연맹이 일정 시험을 거쳐 선수들에게 공인 인증서를 발급하는 것.초급부터 4급까지는 시 · 도빙상연맹 주최의 승급 시험을 통해 받을 수 있고,5~8급은 대한빙상연맹이 마련한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초급~4급 시험은 비정기적으로,5~8급 시험은 1년에 두 번 실시된다.

국내 피겨 대회는 나이대별로 참가 선수들을 분류한 뒤 다시 급수별로 나눠 경기를 치른다. 전국동계체전 소년소녀동계체전 등에서 1 · 2급은 D조,3 · 4급은 C조,5 · 6급은 B조,7 · 8급은 A조로 나눠 조별 예선을 펼친다. 사공경원 대한빙상경기연맹 경기이사는 "선수마다 기량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레벨의 선수끼리 경쟁시키기 위해 승급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나라마다 다른 형태의 승급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흔히 주니어 대표 선수들은 5 · 6등급,시니어 대표들은 7 · 8등급이다. 4급 이상이어야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할 수 있다.

현재 8급 인정서를 갖고 있는 선수는 김연아를 포함해 김나영(20 · 인하대) 최지은(22 · 고려대) 등 모두 8명.7급 보유자는 이번 동계올림픽에 첫 출전해 13위를 차지한 곽민정(16 · 수리고)을 포함해 4명.

초급은 3~6개월 정도 연습하면 딸 수 있다. 시험 과목은 하프서클(선수 키의 1.5배 정도를 지름으로 한 반원 그리기) 등 기본 기술을 본다. 2급까지는 보통 입문한 지 1년반 만에 통과하지만 3급 이상은 승급하는데 보통 2년 정도 걸린다. 최고 등급인 8급 시험 과제는 트리플 점프 세 종류,플라이 스핀,트리플 점프를 포함한 콤비네이션 점프 1개 등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