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가짜 서류'를 걸러내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또 올해부터 모든 대학의 입학사정관 전형에 공통으로 사용되는 가이드 라인도 마련된다.

4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전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에 따르면 대교협은 이달 중 입학사정관 전형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 발표할 계획이다.

각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대교협이 지난 3일부터 사흘 간 제주 KAL호텔에서 개최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 사례발표 워크숍에 참가,이 같은 입장을 공유했다.

가이드 라인은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평가 요소(학생부 · 추천서 · 학업계획서 등)와 요소별로 봐야 하는 평가 영역을 구체적으로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토익 · 토플 등 영어 공인성적을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사교육을 억제하기 위한 내용도 들어간다. 양정호 대교협 입학실장은 "학생 서류의 허위 · 과장된 부분을 검증하는 체제를 마련하고 공교육에서 대처할 수 없는 전형요소를 배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학부모들에게 문제의 소지를 남기지 않는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진택 전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경희대)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학생들이 제출하는 수상실적 중 권위 있는 대회와 그렇지 않은 대회를 구분하고 사설학원이나 각종 사단법인 · 협회 등에서 무분별하게 만드는 표창을 걸러낼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각 대학별로 분류작업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관련 자료를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학생들은 학부모가 후원금을 내고 받아온 국회의원 명의의 표창장을 입학사정관 전형에 실적으로 제출한다"며 "이런 것은 당연히 인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은 이와 함께 "면접 과정에서 학생들의 실적이 부풀려진 부분이 없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입학사정관들이 모의 심층면접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고교와 대학입시 간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 "진학지도협의회와 기획 세미나를 공동으로 개최해 추천서 작성 방법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려 한다"고 설명했다. 입학사정관협의회는 입학사정관들의 평가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시간도 늘리기로 했다.

한편 입학사정관들은 워크숍에서 입학사정의 공정성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김진환 공주대 입학사정관은 "자기소개서의 대필을 걸러내려면 1차 서류평가 담당 입학사정관이 심층면접도 보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제주=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