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친박, 강경파 포함돼 접점 도출 난망

세종시 해법을 논의하기 위한 한나라당의 중진협의체 구성이 4일 완료되면서 참가자의 면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진협의체가 어떤 결과물을 내놓느냐에 따라 세종시 정국이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 간 강경 대치 국면으로 흐를지, 아니면 극적인 `타협 분위기'로 갈지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친이,친박,중도파가 각각 2명씩 참여하는 `6인 중진협의체' 구성을 의결했다.

우선 친이계에서는 3선의 이병석, 최병국 의원의 참여가 결정됐다.

최 의원은 세종시 논란과 관련, 친박계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병석 의원도 지난달 세종시 의원총회에서 "세종시 원안은 우리 시대의 중요한 정책 목표에 비추어 잘못된 수단이며, 행복도시는 균형 발전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비판한 바 있다.

친박계에서는 4선의 이경재, 3선의 서병수 의원이 참여한다.

이경재 의원은 "대화 시도 자체는 괜찮지만 그 모임이 무엇을 생산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다"며 회의적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서병수 의원은 "중진협의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다만 그 안에서 원안이냐 수정안이냐를 두고 갑론을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진정성을 갖고 상대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양쪽의 가교 역할을 통해 환경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정치력을 발휘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해 의미를 뒀다.

서 의원은 그러나 친이계 일각에서 주장하는 절충안 마련 필요성에 대해서는 "친박은 이미 입장을 밝히지 않았느냐"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중립성향 의원으로는 권영세, 원희룡 의원이 목소리를 낸다.

권 의원은 "절충안이든 뭐건 원점에서 새출발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중진협의체가 어느 정도 권한을 위임받는 지는 모르겠지만, 백지상태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절충안 마련에 찬성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희룡 의원 역시 교육과학기술부 등 2-3개 부처 이전을 통해 `묘수'를 발휘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어 이들이 친박-친이계 충돌 속에서 `완충지대' 역할을 할 수 있을 지가 관심사다.

그러나 중진협의체에 참여한 친이-친박 의원들 중에는 절충안 마련이 불필요하며, 수정안과 원안을 고수해야 한다는 `강경파'가 포함돼 있어 논의를 통해 타협점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또 서울시당위원장인 권영세 의원과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원희룡 의원이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협의체 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중진협의체의 성공에 의문 부호를 다는 이유 중 하나다.

때문에 따가운 여론을 의식, 일단 6인 중진협의체 가동에는 동의했지만 계파간 뚜렷한 시각차로 돌파구를 찾지 못한채 헛바퀴만 돌리다 끝나는게 아니냐는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김범현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