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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극장가 외화 전쟁터?…아카데미 후보작 '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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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레이지 하트''인빅터스' 등
    8일 시상식 전후 잇따라 개봉

    1995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럭비 국가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순간,흑인과 백인들은 부둥켜안고 환호성을 지른다. 모두가 한 국민임을 인식한 것이다. 그러나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백인 선수들로 구성된 럭비 대표팀은 외국 팀에 번번이 지는 약체였다. 득점을 허용할 때마다 흑인 관중들은 외국 팀을 응원했다. 백인 정권이 자행했던 흑인 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었다. 상황을 반전시킨 것은 사상 최초로 흑인 대통령에 당선된 넬슨 만델라의 '통합의 리더십'이다. 그는 우선 새 흑인 정권이 럭비팀의 명칭과 유니폼을 바꾸려는 것을 만류한다. "백인들이 좋아하는 것을 빼앗는다면 그들을 잃게 된다"고 흑인들을 설득한다. 이전 정권에서 일한 백인 경호원들도 계속 근무하도록 붙든다. "이젠 다 용서해야 돼.용서는 영혼을 해방시키고 공포를 없애주지.그래서 강력한 무기인 걸세"라고 흑인 경호실장에게 말하면서.

    만델라는 또 백인 선수들에게 훈련 중 짬을 내 흑인 아이들에게 럭비를 가르치도록 한다. 그 모습을 지켜본 흑인들은 럭비에 관심을 갖고 대표팀을 응원하기 시작한다. 선수들의 경기력도 덩달아 상승한다.

    4일 국내 개봉되는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빅터스'는 넬슨 만델라와 최약체 남아공 럭비팀이 럭비월드컵에서 우승한 실화를 리더십의 관점에서 담아낸 작품이다. '밀리언달러 베이비''그랜 토리노'에 이은 이스트우드 감독의 소통 3부작의 완결편.만델라와 럭비팀 주장 역의 모건 프리먼과 맷 데이먼은 제82회 아카데미영화제 남우주연상과 조연상 후보에 각각 올랐다.

    오는 8일(한국시간)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전후해 주요 부문상 후보작들이 잇따라 개봉된다. '크레이지 하트'는 4일,'인디에어'는 11일 각각 첫선을 보인다. '시리어스 맨'과 '언에듀케이션'도 이달 중 개봉될 전망이다.

    이 중 작품,감독,남우주연,여우조연(2명),각색상 등 5개 부문 후보에 오른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의 '인디에어'는 사회적 이슈를 다룬 '인빅터스'와 달리 개인적 삶의 철학을 탐구한 수작.세상을 자유롭게 돌아다니지만 정작 자신이 누울 자리는 없는 현대인의 병리를 파헤친다.

    연간 322일 미국 전역을 여행하는 해고 전문가 라이언 빙햄(조지 클루니)은 항공기 안의 텁텁한 공기와 기내식 서비스에 오히려 평온함을 느낀다. 그는 1000만 마일리지를 모아 세계 7번째로 플래티넘 카드를 얻는 게 유일한 목표다. 그의 직업은 품격 있게 해고하는 것.그를 만나는 상대방은 해고된 셈이다. 말하자면 사람들을 세상과 격리시키는 직업이다. 독신자인 그 자신도 타인들과의 관계로부터 단절돼 있어 자유롭다.

    "삶의 가장 무거운 부분은 인간관계죠.다 갖고 다닐 필요는 없어요….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천천히 움직이면 빨리 죽습니다. 우린 백조가 아닙니다. 우린 상어예요. " 비즈니스맨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시대를 갈파한 현자 같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의 생활 철학과 꼭 닮은 여인 알렉스(베라 파미가)를 만난다. 온라인 해고 시스템을 개발한 '당돌한' 신입사원 나탈리(안나 켄드릭)도 등장한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해고 대상자를 만나기 위해 전국을 여행하는 그의 역할은 사라진다. 라이언은 그러나 나탈리에게 해고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동반 출장을 떠난다. 라이언과 두 여인과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막판 반전은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만든다.

    남우주연,여우조연,주제가 등 3개 부문상 후보에 오른 '크레이지 하트'는 알코올중독에 빠진 퇴물 가수가 톱 스타로 재기하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낸 작품.제프 브리지스와 매기 질렌할은 올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오른 코엔 형제의 '시리어스맨'은 무력한 가장을 풍자적으로 그렸고,작품상과 여우주연상 각색상 후보작인 '언에듀케이션'은 짧은 로맨스를 통해 성장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재치있게 포착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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