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ECB 실사단 평가..정부 내주 발표"

그리스가 올해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면 36억유로 규모의 추가 긴축안이 필요하다고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실사단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스 유력 일간지 타 네아는 26일 취재원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이같이 보도했다.

아테네를 방문한 EU와 ECB 실사단은 22~24일 그리스 재무부, 경제부, 중앙은행 등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어 그리스 정부가 마련한 재정적자 감축 계획인 '성장 및 안정 프로그램'에 포함된 모든 대책들의 구체적인 효과를 평가했다.

실사단은 그리스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성장 및 안정 프로그램' 계획의 전제로 삼았던 전망치를 밑돌 위험이 있고 반대로 이자비용은 예상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12.7%에 달한 재정적자를 올해 8.7%로 낮춘다는 목표로 '안정 및 성장 프로그램'을 마련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3%로 삼았지만, 실사단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2.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실사단은 이자비용도 정부 예상치보다 10억유로 늘어날 것으로 추계했으며 탈세 방지를 통해 12억유로의 추가 세수입을 확보하겠다는 대책도 지나치게 야심찬 계획이라고 판단했다.

신문은 그리스 정부가 내주 아테네를 방문하는 올리 렌 EU 경제ㆍ통화담당 집행위원과 만난 뒤 추가 긴축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추가 긴축안에는 부가가치세율 인상, 유류세 추가 인상, 공무원 보너스 추가 삭감 등이 포함될지도 모른다고 신문은 관측했다.

그리스 정부는 오는 3월16일까지 '안정 및 성장 프로그램'에 담긴 모든 대책의 이행 실적과 향후 실행 시간표를 제시해야 한다.

EU는 이를 토대로 그리스 정부가 올해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를 평가하고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추가 긴축안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미 그리스에 추가 긴축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는 압력을 높여 왔다.

한편,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경제를 다시 제 궤도에 돌려 놓으려면 신뢰를 회복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선 철저한 개혁이 내일이 아니라 오늘 필요하다고 시급한 개혁 이행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국영 볼리 TV로 중계된 의회 연설에서 "다른 어떤 국가도 우리의 빚을 갚아주지 않을 것"이라며 그리스 국민은 나라를 다시 안정적인 기반으로 되돌려놓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 경제일간지 한델스블라트는 이날 뤽 프리덴 룩셈부르크 재무장관이 자사와의 인터뷰에서 유로존 국가들이 필요할 경우 그리스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프리덴 장관은 "우리에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유럽은 연대의 공동체"라며 "그리스가 유로존의 위험요인이 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는 "모든 유로존 국가들이 세계 금융위기에서 유로화가 도움이 됐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왜냐하면 유로화가 안정적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그리스 정부가 애초 이번 주 30억~50억유로의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노동계 총파업과 신용등급 강등 경고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으로 발행 시기를 내주까지 연기했다고 전했다.

그리스 정부는 내달 중순까지 만기도래하는 국채를 상환할 수 있는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