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피겨여왕' 김연아(20·고려대)가 26일 한국 피겨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루며 김연아 주변의 모든 '신변잡기'들이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녀가 출연한 광고가 화제가 되고, 조그만 귀걸이부터 타고 다니는 차까지 주목받으며 그야말로 ‘김연아 열풍’을 낳고 있다.

그동안 김연아의 후원을 맡았던 기업체들은 '신바람'이 났다. 김연아를 광고 모델로 출연시킨 제품의 판매 급증은 물론, 기업의 이미지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현재 산업계에서 김연아를 공식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체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각 분야에서 선두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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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경우 자사 제품인 에어컨 '하우젠'의 광고가 김연아의 금메달 시상식 직후 SBS를 통해 방송되는 '수혜'를 입었다. 지난 24일 피겨스케이팅 여자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김연아가 출전한 오후 1시부터 1시 6분까지의 시청률은 40.8%까지 치솟았다. 이날 프리스케이팅 중계가 금메달을 결정짓는 '승부처'였음을 감안한다면 이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스마트폰 'T옴니아2'에도 김연아를 출연시킨 삼성전자는 '김연아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지목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하우젠 광고에 김연아가 출연하기 전에는 삼성전자의 판매 경쟁력이 다른 경쟁사들 대비 66%에 그쳤던 데 반해, 출연 이후에는 90%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도 올림픽 중계 내내 김연아가 출연하는 '최고가 되는 길'이라는 주제의 캠페인성 광고를 내보내며 톡톡한 홍보효과를 얻고 있다. 현대차 측은 "이번 광고를 통해 경제위기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광고에서 김연아는 현대차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ix'를 타고 등장한다. 더불어 현대차가 김연아에게 캐나다 체류 기간동안 지원한 대형 SUV '베라크루즈'도 김연아의 현지 애마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차는 김연아의 이번 금메달 획득에 따른 '후원효과'가 7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김연아의 금메달 획득이 유력해짐에 따라 경쟁적으로 '응원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5일 저녁 삼성전자 서초사옥 홍보관에서 '김연아 응원행사'를 개최했다. 김연아에게 보내는 응원 메시지 선발, 연예인들과 대학교 응원단 등 200여명이 함께 하는 응원 축제 등이 주된 내용이었다.

현대차도 24일 김연아의 선전을 기원하는 '1등 기원 이벤트'를 실시했다. 추첨을 통해 김연아의 싸인이 새겨진 스케이트화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였다. 지난달에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이벤트를 통해 20명의 밴쿠버 응원단을 현지로 보내 김연아의 경기를 관람하며 응원을 보내는 기회를 주기도 했다.

'김연아'를 주축으로 한 국내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과 관련,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김연아의 이번 금메달은 그 어느 때보다 국민적인 관심을 끌어모으는 '사건'"이라며 "관련 기업들의 마케팅 효과가 상상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계에 맞춰 광고를 내보낸 기업들은 말 그대로 '대박'을 터뜨린 것"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